홍콩 ‘中송환법’ 보류…140만 시위대 “완전 철폐하라”

홍콩 ‘中송환법’ 보류…140만 시위대 “완전 철폐하라”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9-06-17 01:26
수정 2019-06-1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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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7명 중 1명꼴 역대급 ‘검은 대행진’

행정장관 “더 나은 행정 펼칠 것” 사과
집회서 ‘임을 위한 행진곡’ 울려 퍼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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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로 변한 홍콩 도심
‘검은 바다’로 변한 홍콩 도심 휴대폰 조명을 켠 홍콩 시민들이 16일 밤 늦게까지 범죄인 인도 법안의 완전 철폐와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수킬로미터의 도로를 가득 메워 홍콩 도심이 ‘검은 바다’로 변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홍콩 AP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보류를 이끌어낸 홍콩 시민들이 16일 검은 옷을 입고 다시 거리로 나섰다. 이날 오후부터 홍콩 시내가 송환법의 완전 철폐와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검은 물결로 메워지자 홍콩 정부는 끝내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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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시위 중 추락 사망자 추도하는 시민들
고공 시위 중 추락 사망자 추도하는 시민들 16일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인도법안 반대 농성을 벌이다 숨진 남성을 애도하며 꽃다발을 놓고 있다.전날 한 30대 남성이 시내 쇼핑몰인 퍼시픽 플레이스 4층 외벽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다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홍콩 AFP 연합뉴스
람 장관은 오후 8시 반 “지난 두 일요일 동안 보여준 홍콩인들의 우려를 이해하며 정부는 홍콩의 핵심 가치를 아낀다”며 “대중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안 철폐 대신 “법안 심의는 중단됐으며 대중의 의견을 듣는 데 있어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밝히며 시민들이 진정을 되찾기를 기대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부터 빅토리아공원에서는 최소 수만명의 시민들이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빅토리아공원을 출발해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까지 4㎞ 구간을 행진했다. 홍콩 재야단체와 야당은 이날 집회에 홍콩 시민 7명 가운데 1명 꼴인 144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거리 시위 역사상 최대 규모인 1989년 톈안먼 사태 지지 시위 숫자인 150만명을 뛰어넘었다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1주일 전 시위 때 참가자들은 흰 옷을 입었지만, 이날 참가자들은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검은 옷을 주로 입고 나왔다. 집회 참석자들은 홍콩인들의 저항의 상징물인 ‘우산’을 펼쳐 들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어린이에서부터 노년층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홍콩 시민들이 참여했다.

람 장관은 전날 전격 기자회견을 통해 송환법 추진을 보류한다고 밝혔지만 시위를 이끈 시민인권전선 대표는 “칼은 여전히 홍콩의 심장 근처를 겨누고 있다”며 법안의 완전 철폐를 강조했다. 홍콩에서 거리 시위로 친중 정책이 취소된 것은 2003년 국가보안법 추진, 2012년 도덕교육 강화에 이어 세 번째다. 집회에 참석한 은행원 존 차우는 AP에 “우리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다. 캐리 람이 사무실을 반드시 떠나고 송환법이 철회되고 경찰이 우리 시민들에게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한 것을 사과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안 연기 결정은 오는 29일로 알려진 미중 정상의 무역전쟁 담판을 앞둔 중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과 중국이 잘 해결하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미 국무부와 미의회는 홍콩에 대한 기존의 특별대우를 매년 재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15일 홍콩 경찰의 시위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홍콩인들은 한국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들의 청와대 인터넷 청원은 2만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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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9-06-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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