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사업가 5억 들여 높이 36m 건립
14일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펑파이에 깜짝 놀랄 사진이 실렸다. 목이 잘린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의 동상이 철거되는 모습이었다.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1년 동안 건설 작업을 묵인하다가 논란 3일 만에 철거한 이유가 단지 규정 위반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중앙 정부가 긴급 철거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더욱이 관영 매체 펑파이가 목 잘린 동상의 모습과 함께 마구잡이 동상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싣자 당 중앙의 의지가 담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당이 철거 지시를 내렸다면 ‘개인숭배’를 차단하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오 전 주석은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이지만, 그를 신처럼 숭배하는 현상이 확산하는 것은 현 지도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오쩌둥의 생일을 맞아 그의 고향인 후난성 샤오산 광장에 수만명의 ‘골수 좌파’가 모였을 때 당국이 기념대회를 통제하려 했던 움직임과 결부시켜 ‘마오 재평가’ 조짐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1-15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