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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학계 “홍콩 학생시위, 잘못된 교육 탓” 지적 논란

중국학계 “홍콩 학생시위, 잘못된 교육 탓” 지적 논란

입력 2015-01-09 16:13
업데이트 2015-01-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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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가 잘못된 교육 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중국 학계에서 나오면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은 9일 중국 반관영 전국홍콩마카오연구회의 천쭤얼(陳佐이<삼수변에 耳>) 회장이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주최한 포럼에서 홍콩 학생 시위를 언급하면서 “홍콩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부주임을 지낸 천 회장은 “(1997년) 홍콩의 주권 반환 당시 유아였던 청소년들이 어떻게 영국 국기를 흔들면서 우리 군부대와 정부에 난입할 수 있는가”라며 “많은 청소년이 도심 시위를 지지하도록 세뇌당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대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은 지난달 15일까지 거의 석 달간 홍콩 정부청사 부근 등에서 완전한 보통선거 시행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천 회장은 “홍콩 교육국장은 항상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사회의 감독 아래 있다”며 “국민 의식과 역사, 문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홍콩 청소년에 대해 교육국장이 긴급히 조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천 회장의 발언은 기본법위원회 위원인 라오거핑(饒戈平) 베이징대 교수가 지난 7일 친(親)중국적인 내용을 강조한 국민교육 과목을 홍콩 학교에 소개하려는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중·고등학생 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의 조슈아 웡(黃之鋒·18) 위원장은 이날 “학생들이 정치 운동에 참여한 것은 잘못된 교육 탓이 아니라 정부에 불만이 있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은 시위에 대한 의견을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있으며, 교사들로부터 강요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웡 위원장은 “소수의 행동을 근거로 교육계 전체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궤변”이라며 “중앙정부가 (시위에 참가한) 홍콩 학생들의 본토 방문을 거부한 것은 국가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학생들의 노력을 막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교육자들은 천 회장 등 일부 중국 학자들이 중국과 홍콩 체제 간 차이를 존중하지 않은 채 홍콩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입법회(국회 격)의 교육계 직능대표인 입킨옌(葉建源) 의원은 “기본법에 규정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은 교육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천 회장이 교육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홍콩 정부에 상당한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고등학교(세컨더리 스쿨) 교사인 청(張)모씨는 빈과일보(빈<초두머리 아래 頻>果日報)에 “만약 당국이 국민교육 과목 도입처럼 현실을 무시한 세뇌 정책을 밀어붙이면 국가와 중앙정부에 대한 홍콩 시민의 반감이 커지고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며 당국이 국민교육 과목 도입을 시도할 것을 우려했다.

홍콩 정부는 2012년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다가 당시 15세이던 웡 위원장 주도로 12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대 운동이 벌어지자 계획을 철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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