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대통령과 77년 해로…‘강철 목련’ 美 전 영부인 로잘린 카터 별세

지미 카터 대통령과 77년 해로…‘강철 목련’ 美 전 영부인 로잘린 카터 별세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3-11-20 13:58
수정 2023-11-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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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2021년 7월 10일 열린 결혼 77주년 축하 행사에서 하객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2021년 7월 10일 열린 결혼 77주년 축하 행사에서 하객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미 카터(99) 39대 미국 대통령의 77년 동반자이자 정신건강, 어린이 백신 등 사회공헌을 주도했던 ‘강철 목련’ 로잘린 카터 여사가 19일(현지시간) 96세로 별세했다.

카터 센터는 이날 성명에서 “정신 건강, 간병, 여성 권리의 옹호자였던 전 영부인이 조지아주 플레인스 자택의 가족 곁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치매 진단을 받은 고인은 지난 17일부터 자택에서 호스피스 케어에 들어갔다. 카터 전 대통령도 2월부터 호스피스 케어를 받고 있다.

카터 대통령과 같은 조지아주 벽촌의 플레인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해군 생도이던 카터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한 마을에서 자란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연정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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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 AP 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 AP 연합뉴스
고인은 남편이 1962년 조지아주 상원 의원 당선, 1970년 조지아 주지사 당선시 주요 인사로 활동했고, 1976년 대선 캠페인 당시 전국을 누비며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며 미국인들에게 각인됐다.

그는 1977~1981년 백악관 시절 ‘공동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AP 등은 전했다. 백악관 이스트윙에 사무실을 만들고 정책 담당 직원을 둔 최초의 영부인이었고, 대통령 특사로 라틴아메리카 7개국을 순방하기도 했다. 1978년부터는 내각회의에 남편과 함께 참석했다. 1978년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열린 이집트 대통령-이스라엘 총리 간 역사적인 평화회담을 중재하도록 남편을 독려하기도 했다.

‘강철 목련’ 별명은 1976년 대선 캠페인 당시 뉴욕타임스(NYT)가 프로필 기사에 ‘지칠줄 모르는 캠페인이 강철 목련꽃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고 쓴 데서 비롯됐다. 그녀가 즐긴 패션 액세서리는 카터 집안의 땅콩 농장을 상징하는 땅콩 모양 금핀이었다.

고인은 영부인 시절 정신건강, 어린이 백신 문제에 관심이 지대했고 1977~1978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 명예위원장을 맡아 상원 의회에서 증언하기도 했다. 학령기 아동들의 첫 교육기관 입학 전 예방접종 증명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그녀에게서 나와 전세계로 퍼졌다고 ‘지미 카터 전기’의 저자 조나단 알터는 전했다.

1979년 백악관의 여론조사에서 카터 지지도가 급락하자 그에게 “내각을 개편하고 대국민 ‘신뢰의 위기’ 연설을 하라”고 제안한 이도 카터 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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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잘린 카터 여사가 1979년 5월 미국 상원 소위원회에서 정신 건강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관해 증언하고 있다. 블룸버그 캡처
로잘린 카터 여사가 1979년 5월 미국 상원 소위원회에서 정신 건강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관해 증언하고 있다. 블룸버그 캡처
카터 전 대통령은 스스로 “아내를 대체할 수 없는 조언자이자 파트너”라고 칭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로잘린은 내가 이룬 모든 것에서 동등한 파트너였다”며 “내가 필요할 때 조언과 격려를 해줬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이란의 미국인 인질 억류 사건으로 인해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 재선에 실패,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준다. 고인은 남편 퇴임 이후 1982년 카터 재단을 남편과 함께 설립, 인권, 분쟁 해결, 정신건강, 유아 면역력 강화 등 인도주의 활동에 집중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0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7월 7일 결혼 77주년을 맞은 부부는 미 대통령 부부 역사상 최장기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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