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가스 끊은 러… ‘에너지 대란’ 유럽, 아시아와 LNG 쟁탈전

라트비아 가스 끊은 러… ‘에너지 대란’ 유럽, 아시아와 LNG 쟁탈전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7-31 20:34
수정 2022-08-0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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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로 번지는 에너지 위기

러, 발트해 최전선 가스까지 차단
獨 요금 인상·루마니아 공장 중단
“작년 美 수출 LNG 70% 유럽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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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몇 달 안에 러시아 해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몇 달 안에 러시아 해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유럽이 칼날 위에 서 있다.”(미 뉴욕타임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에너지 위기’의 암운이 한층 짙어졌다. 러시아가 ‘발트해 최전선’ 라트비아까지 천연가스 공급을 끊은 가운데 유럽에서는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가정과 기업이 떠안으며 경제 성장이 멈추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산 가스의 대체재로 액화천연가스(LNG)를 빨아들이면서 아시아마저 연쇄적으로 에너지 공급난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은 이날 라트비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라트비아 에너지 회사 라트비자스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결제 대금을 유로화로 지급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발트 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은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강경론을 앞장서 이끌고 있으며, 라트비아 의회는 내년 1월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 14일 가결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3월 유럽을 향해 가스 결제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루블화 지급 요구를 거절한 폴란드와 불가리아,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 대한 가스관을 잠갔고, 지난 27일부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기존 용량의 20% 수준으로 줄이며 에너지 무기화를 본격화했다.

이에 EU는 겨울을 앞둔 오는 11월 이전까지 가스 비축분을 저장용량의 80%까지 채우는 것을 목표로 현재 67%가량을 비축한 상태다. 유럽이 미국 등으로부터 LNG 수입을 늘려 급한 불은 껐으나 곳곳에 시한폭탄이 남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에너지 위기는 이미 유럽 경제를 갉아먹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지난 29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 대비 0%에 그칠 것이라는 잠정 추정치를 내놓았다. 독일은 오는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소비자가 시장 가격 상승분을 부담하도록 가정과 기업의 에너지 요금을 한시적으로 인상한다.

철강과 비료, 유리 등 에너지 집약 산업도 휘청거리고 있다. 루마니아 인사이더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알루미늄 생산 기업 알로(ALRO)는 지난 25일 높은 에너지 비용을 이유로 툴체아에 있는 알루미늄 공장의 가동을 이달부터 17개월간 중단하고 직원 5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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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에너지 안보마저 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유럽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과 LNG 수입 경쟁을 벌이는 동안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이 수출한 LNG의 70% 이상이 유럽으로 향했다. 영국 에너지그룹 셸의 벤 판뵈르던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유럽이 아시아 시장에서 LNG를 빼앗고 있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라고 말했다.
2022-08-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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