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재판 최후변론 ‘9분 29초 vs 16분 59초’… 긴장한 미국

조지 플로이드 재판 최후변론 ‘9분 29초 vs 16분 59초’… 긴장한 미국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4-20 15:08
수정 2021-04-2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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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변론 마무리, 배심원단 평결 며칠내 도출
무죄 나올 경우 흑인시위 재확산 가능성 높아
워싱턴DC 주방위군 요청·NBA 연기 가능성도
19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시위의 한 참가자. AP
19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시위의 한 참가자. AP
“(조지 플로이드가 9분 29초간 무릎에 눌린 동영상을 본) 당신의 눈을 믿으세요. 이건 살인입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의 재판에서 검사는 103분의 마지막 진술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필요한 것은 약간의 동정심이었지만 (플로리드를 무릎으로 눌러 사망케 한) 쇼빈은 어떤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반(反)경찰 기소가 아니라 친경찰 기소다. 좋은 경찰에게 나쁜 경찰보다 더 나쁜 것을 없다”고 했다.

반면 쇼빈의 변호인은 “9분 29초는 그 전에 벌어진 16분 59초를 무시했기 때문에 적절한 분석이 아니다”라며 쇼빈이 불법적인 무력을 사용할 의도가 없었으며 평소 받은 훈련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고, 경찰만큼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플로이드가 각성제와 진통제를 사용했던 점, 심장이 약했던 것 등을 언급하면서 165분간 마지막 변론을 했다.

인종문제에 대한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플로이드 사건의 변론이 3주간 38명의 증인을 세운 채 이날 막을 내렸다. 쇼빈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배심원단은 향후 며칠간 법정과 지정된 호텔만을 오가며 평결을 내리게 된다. 유죄가 나오면 판사를 형량을 선고하고, 무죄라면 쇼빈은 석방된다. 쇼빈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플로이드가 지난해 5월 25일 사망한 뒤 미 전역에서는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임에도 흑인시위가 거세게 확산됐다. 만일 이번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다면 미 전역의 시위 재개가 불보 듯 뻔하다.
19일(현지시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재판에 참석한 데릭 쇼빈(오른쪽). AP
19일(현지시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재판에 참석한 데릭 쇼빈(오른쪽). AP
최근 몇몇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적대감이 더 높아진 상태다. 지난 11일 미네소타주 경찰관 킴 포터는 체포에 불응하는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해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권총을 테이저건으로 오인하고 발사하는 장면이 녹화된 동영상이 공개됐고, 해당 지역에서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 시카고 경찰이 투항 의사를 보인 13세 용의자 애덤 톨리도(라티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 현장 동영상도 공개되면서 경찰에 대한 신뢰는 더욱 낮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흑인시위의 중심지였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미 전역의 대도시들이 쇼빈의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워싱턴DC는 소요 사태 발생에 대비해 주방위군에 6개 지하철역과 30개 교통 초소의 경비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고 대규모 소요가 발생할 경우 신속 대응을 위해 최소 300명의 비무장 주방위군 지원을 요구했다고 더힐이 전했다. ESPN에 따르면 미국프로농구(NBA)는 쇼빈 재판 결과에 따라 농구 경기가 연기될 가능성을 각 팀에 전달했다.

CNN은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13일 연방의회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코커스와 만난 자리에서 쇼빈 재판의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무죄가 나올 경우 흑인들이 거리로 나서며 ‘사회 통합’이라는 자신의 기치가 무색하게, 미국 전역이 다시 분열의 소용돌이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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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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