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에버라드다” 현직 경찰의 여성 살해에 들끓는 영국

“내가 에버라드다” 현직 경찰의 여성 살해에 들끓는 영국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3-14 16:24
수정 2021-03-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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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클래팜에서 열린 사라 에버라드 추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얼마나 더 많이 (죽어야 하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클래팜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클래팜에서 열린 사라 에버라드 추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얼마나 더 많이 (죽어야 하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클래팜 AFP 연합뉴스
영국에서 현직 경찰이 3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하는 일이 벌어져 전역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런던 남부 클래펌에선 코로나19 방역수칙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집회가 벌어져 수백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여성이 밤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목숨을 위협당한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멈추라고 소리를 높였다.

13일(현지시간) BBC 등은 마케팅 회사원이던 사라 에버라드(33)의 죽음 이후 영국 여성들이 거세게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버라드는 지난 3일 런던 남부 친구 아파트 떠나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다.

일주일 후, 그는 런던 남동쪽으로 80㎞ 떨어진 켄트주의 숲속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사건의 용의자로 붙잡힌 건 웨인 쿠전스(48), 런던 시경 소속 경찰이었다. 쿠전스는 정부청사·의회·외교 관련 건물 경비를 맡는 부대 소속이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클래펌에서 열린 사라 에버라드 추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휴대폰 손전등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클래펌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클래펌에서 열린 사라 에버라드 추모 집회에서 시민들이 휴대폰 손전등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클래펌 AFP 연합뉴스
현직 경찰이 살인 사건 가해자로 붙잡힌 게 알려지자 영국은 물론 세계에서 여성에 대한 사회의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기에 경찰이 “여성들이 혼자 외출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사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발언까지 해 논란은 더 커졌다.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녀는 집에 가는 중이었다’(#shewaswalkinghome) 해시태그를 달며 자신이 여성으로서 겪은 두려움을 공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클래펌에서 열린 사라 에버라드 추모집회에 “그만 죽여라”라는 글귀가 쓰인 피켓이 놓여 있다. 클래펌 로이터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클래펌에서 열린 사라 에버라드 추모집회에 “그만 죽여라”라는 글귀가 쓰인 피켓이 놓여 있다. 클래펌 로이터 연합뉴스
에버라드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서 시민들은 헌화하고, 촛불을 들어 “사라 에버라드를 기억한다, 우리는 에버라드다”, “우리를 그만 죽여라” 등을 외쳤다. 경찰은 코로나19 규제 위반으로 최고 1만파운드(약 1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고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항의했다.

이곳에는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도 참석해 주목받았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트위터에서 “오늘 밤 (약혼녀) 캐리와 나는 에버라드를 위해 촛불을 켜고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할 것”이라며 “그들의 고통과 슬픔이 얼마나 견딜 수 없는 것인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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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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