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英 “홍콩 간섭 멈춰야”…中 “내정 간섭 말라”

美·EU·英 “홍콩 간섭 멈춰야”…中 “내정 간섭 말라”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6-12 19:02
수정 2020-06-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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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제정 강행 두고 서구세계-중국 대결구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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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홍콩 문제를 둘러싸고 서방 세계와 중국 간 대결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홍콩 투자를 제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고 유럽연합(EU)도 중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영국 또한 “홍콩 내부 문제에 중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하나하나 맞받아쳤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 자본의 홍콩 투자를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홍콩보안법에 대한 대응으로 다양한 자본시장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규제 당국 간 협의체인 자본시장 워킹그룹에서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60일 이내에 미 회계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으라”고 지식했다. 므누신 장관은 ‘재무부가 미 자본의 홍콩 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워킹그룹은 중국 기업들의 회계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면서 ”(홍콩의) 자본시장을 보호하는 것과 이번 상황(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처하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 보고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중국이 홍콩보안법 처리를 강행하자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특별한 지위를 보장해 왔다.

EU 의회도 중국을 유엔 최고법정인 ICJ에 제소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EU 의회는 최근 작성한 결의문 초안에서 “EU와 그 회원국들은 중영공동선언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위배한 중국을 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중영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은 1997년 홍콩 주권반환 뒤 50년간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정신을 담았다.

EU 의회는 결의문 초안에서 “홍콩 자치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이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 결의문 초안은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가진 모든 홍콩인에게 영국 시민권 부여 등을 약속한 영국을 본받아 EU 회원국들도 홍콩 시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을 촉구했다. EU 의회가 이 결의문을 채택해도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다만 이달 말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외교적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지난해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사회 불안에 대해 “홍콩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하며 중국이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라브 장관은 반기마다 하원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에 홍콩 간섭 재고를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는 지난해 7∼12월 홍콩 내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송환법을 둘러싼 홍콩 내 시위와 정부의 강경 대응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라브 장관은 “(사회) 불안과 근원적 원인에 대한 해법은 홍콩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면서 “중국 본토에서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1984년 영국과 체결한 홍콩반환협정에 국제적인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공동선언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선언한 것”이라면서 “이는 영국에 대한 약속이 아니다. 국제의무 위반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중영공동선언의 핵심은 중국이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 장관이 “홍콩 스스로가 불안의 해법을 찾아야 하며 중국 본토가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화 대변인은 “홍콩 문제에 개입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면서 “영국은 중국 내정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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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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