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우디 왕세자 ‘베이조스 감시’ 가능성”…즉각조사 요구

유엔 “사우디 왕세자 ‘베이조스 감시’ 가능성”…즉각조사 요구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1-23 09:29
수정 2020-01-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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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특별보고관 ‘베이조스 휴대전화 해킹’ 왕세자 개입의혹 거듭 제기

지난해 11월 9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사우디 왕세자를 예방한 제프 베이조스가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둘은 문자를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웠다. AFP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9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사우디 왕세자를 예방한 제프 베이조스가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둘은 문자를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웠다.
AFP 자료사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휴대전화가 해킹된 의혹과 관련, 유엔 측이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휴대전화에서 발송된 ‘왓츠앱’ 메시지에 악성 파일이 있었으며, 이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가 확보한 정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베이조스 감시’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워싱턴포스트(WP)의 사우디 관련 보도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WP의 소유주다.

2018년 터키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속적으로 WP에 비판적 칼럼을 기고하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 해킹을 시도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지난해 초 특별보고관을 임명하고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진상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별보고관은 “베이조스와 다른 사람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혐의는 미국 및 관계 당국의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조스와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4월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함께 식사하며 번호를 교환한 후 왓츠앱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메시지는 한 달 후인 그해 5월 1일 암호화된 형태로 발송됐다. 카슈끄지가 피살되기 약 5개월 전쯤이다.

이 악성 파일을 통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서 다량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이는 베이조스의 은밀한 사생활이 탄로 나는 계기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보고관 성명에 따르면 같은 해 11월 8일 빈 살만 왕세자의 왓츠앱 계정에서 베이조스의 내연녀와 비슷한 모습의 여성 사진이 베이조스에게 전송됐다.

이후 지난해 1월 9일 베이조스는 이혼을 발표했고, 그 직후 미국 타블로이드 주간지인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그의 불륜 사실을 폭로했다.

두 달 후인 3월 21일, 베이조스가 고용한 보안전문가 개빈 드 베커는 베이조스의 사생활 폭로 경위와 관련해 사우디 정부를 처음으로 직접 언급했다.

한편 베이조스는 이날 특별보고관이 성명을 낸 직후 트위터에 지난해 10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카슈끄지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자신의 사진을 ‘자말’(#Jamal) 해시태그와 함께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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