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청년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집 없는 청춘에게 집을, 옷 없는 청춘에겐 옷을...프랑스 니트청년 지원 ‘미씨옹 로칼’

[2018 청년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집 없는 청춘에게 집을, 옷 없는 청춘에겐 옷을...프랑스 니트청년 지원 ‘미씨옹 로칼’

이성원 기자
입력 2018-10-30 18:30
수정 2018-10-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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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청년에게 맞춤형 지원이 핵심

 고등학교를 중퇴한 레아 마흐땅(23·여)씨는 지난해 초 일자리를 구하려고 고향을 떠나 무작정 파리로 올라왔다. 수중에 가진 돈도 얼마 없었고, 당장 잘 곳도 마땅치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간 길거리를 전전하다가 찾아간 게 니트(NEET) 청년 지원 기관인 ‘미씨옹 로칼’(Mission Locale)이었다. 미씨옹 로칼은 마흐땅씨의 요청에 따라 머물 집을 알아봐 주는 한편, 마흐땅씨가 요구하는 것들을 구할 수 있도록 각종 단체에 연락을 취했다. 집이 필요하면 집을 제공하는 단체(FJT·젊은 노동자들의 집)를, 옷이 필요하면 옷을 제공하는 단체(리카바트 솔리데아)를 연계해주는 식이다. 마흐땅씨는 또 미씨옹로칼의 1년 동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바텐더 교육을 받았고, 5성급 호텔에 한 달 실습을 나가 6개월 계약직으로 취직에 성공했다. 성실히 일한 마흐땅은 결국 정규직으로 전환돼 호텔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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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미씨옹 로칼 사무실에서 동반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검색하고 있는 모습. 파리 미씨옹 로칼 제공
 파리 미씨옹 로칼 사무실에서 동반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검색하고 있는 모습. 파리 미씨옹 로칼 제공
 미씨옹 로칼의 핵심은 ‘맞춤형’ 지원에 있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과 함께 알맞은 목표를 세우고, 해당 청년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식이다. 소득이 없는 청년의 일정한 소득 보장을 위해 수당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이는 부수적인 선택사항이다.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설계·시행하면서 이 모델을 참고하기도 했다.

 미씨옹 로칼이 처음 설립된 건 1982년이다. 일자리가 없는 25세 이상 청년에겐 프랑스 정부가 사회적연대기금(RSA·현재 월 483유로)을 제공했는데, 16~24세 무직 청년에겐 이렇다 할 정책적 지원이 없었다. 이 때문에 24세 이하 청년들의 상황은 더 열악할 수밖에 없었고, 복지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16~24세 무직 청년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 수단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미씨옹 로컬이다. 미씨옹 로칼의 주요 정책 결정은 지방자치단체가 하지만 중앙정부와 상의해야 하며 주요 시민단체와 기업들과도 연계돼 있다. 재정지원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한다. 단, 수당을 지급하는 ‘청년보장’(Youth Guarantee) 활동은 유럽연합(EU)이 기금을 대고 있다. 프랑스 전역 61개소를 시작으로 올해 436개소까지 확대됐다.

 맞춤형 지원의 중심에는 ‘동반 프로그램’이 있다. 16~24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기간은 1년이다. 정해진 프로그램이 있는 게 아니라 청년 스스로 주체가 돼 필요한 것에 따라 목표를 정한다. 그렇게 부족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다. 파리 미씨옹 로칼의 띠에리 자렛 회장은 “16세 의무교육 이후 학업을 중단하고 갈 데 없는 청년들이 미씨옹 로컬을 찾는다”면서 “계약직이긴 하지만 동반프로그램을 마친 청년들은 호텔이나 음식점, 의류매장, 의료서비스요양원 등에 취직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1년에 118만명 정도가 참여한다.
파리 미씨옹 로칼 사무실에서 동반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검색하고 있는 모습. 파리 미씨옹 로칼 제공
파리 미씨옹 로칼 사무실에서 동반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검색하고 있는 모습. 파리 미씨옹 로칼 제공
 EU 기금으로 운영되는 청년보장 프로그램도 미씨옹 로칼이 집행한다. 한 해에 걸쳐 니트 청년 약 10만명에게 월 483유로를 지급한다. 단 4개월간 15명 내외의 청년이 참여하는 집단프로그램(세미나 등)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는 동반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세르쥬 크로이쉬빌리 미씨옹 로칼 전국조합 대표는 “RSA 지급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가 있지만, 24세 이하 청년은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청년보장 수혜자는 한 해 10만명으로 제한돼 있는데, 조건이 맞는 모든 청년들이 청년보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동반프로그램이든, 청년보장이든, 모든 청년에게 기회를 주고,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계속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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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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