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첸코 독살 시도 14년 만에 입 열어 “유럽이 러시아 못 막고 있다”

유시첸코 독살 시도 14년 만에 입 열어 “유럽이 러시아 못 막고 있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4-02 21:40
수정 2018-04-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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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을 마치고 돌아와 아내와 입을 맞췄더니 ‘당신 입술에서 철 성분 냄새가 나요’ 하더군요.”

2004년 러시아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통령 재선에 출마했다가 독살당할 뻔했던 빅토르 유셴코(64)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2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이 그렇게 눈이 멀었다고 느껴지는 게 고통스럽다. 유럽 국가끼리 사이가 좋지 않아 러시아의 정책에 대응하는 데도 그렇게밖에 연대하지 못한다”며 “‘하나 된 유럽’이란 구호가 결국에는 시민들에게 크나큰 시련으로 돌아오고 러시아가 21세기에 추구하는 일들이 중세에나 있을 법한 일들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비밀경호국장, 그의 여자 부관과 저녁을 들었는데 차려진 음식 가운데 쌀에 다이옥신이란 독성 성분이 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4년이 흐른 지금도 누가 유독 성분을 뿌렸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지난해 한 인터뷰 중의 빅토르 유시첸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난해 한 인터뷰 중의 빅토르 유시첸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난 2004년 독살 시도 전후의 빅토르 유시첸코 모습.14년의 세월이 흘러 지난해 얼굴 모습은 그대로 많이 정상으로 되돌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독살 시도 전후의 빅토르 유시첸코 모습.14년의 세월이 흘러 지난해 얼굴 모습은 그대로 많이 정상으로 되돌아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곧바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피신해 의료진의 도움을 구했는데 짧은 시간에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커졌고 피부에는 끔찍한 얼룩이 생겼다. 온몸에 통증이 퍼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당시 그의 약물 테러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은 많은 이들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다. 그렇게 14년이 흘렀지만 지난달 영국 솔즈베리의 대낮 길거리에서 스파이 교환으로 풀려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가 약물 테러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되풀이됐다.

세월의 영향인지 얼룩이 조금 남았지만 정상을 많이 되찾은 얼굴의 유셴코는 “난 (독살 시도자가 누구인지) 답을 아는데 그 답을 들려주는 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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