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화해무드 하루 만에… 트럼프, 환율조작 때리기

美·中 화해무드 하루 만에… 트럼프, 환율조작 때리기

한준규 기자
입력 2017-02-12 23:52
수정 2017-02-1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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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정상 통화 다음날 태도 돌변

미·일 정상 기자회견서 선전포고
본격적인 무역조치 단행 나설 듯
중국 보도 통제… 부정적 내용 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치고 빠지기식 협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 문제에 대해 “중국의 통화 평가절하에 대해 내가 그동안 계속 불평을 해 왔는데 우리는 결국 ‘평평한 운동장’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고 “우리는(시 주석과) 지난밤에 아주,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 매우 훈훈한 대화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화통화는 그동안 중국과 여러 가지로 ‘각’을 세우던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로 보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환율’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 때리기로 돌변했다. 국제 정치와 무역을 철저하게 분리하면서 실익을 얻겠다는 트럼프식 외교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과 다른 분야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려면 그것(평평한 운동장)밖에 없다”면서 “많은 사람이 이해하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무역조치를 단행하겠다는 선전 포고인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보게 될 세금 정책이 (평평한 운동장과) 관련이 있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인센티브 기반 정책들을 도입할 것이며 현재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불균형한 무역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세금 등을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도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강한 압박 발언은 오는 4월로 예정된 미국의 환율조작국 발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공공 조달시장 입찰이 제한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그 나라의 경제정책을 감시하는 족쇄도 채운다.

중국은 미·일 정상회담 결과와 여기서 나온 언급들을 애써 평가절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통화로 모처럼 형성된 미·중 우호 분위기가 미·일 정상회담으로 희석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인지 관영 매체들은 정상회담 결과보다는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는 데 열중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 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 등과 관련해 중국을 압박한 내용은 다루지 않아 당국이 보도통제를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대부분의 매체들은 “양국 정상 간 어색한 19초간의 악수가 화제가 됐다”거나 “일본어를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시통역을 위한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을 부각시켰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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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2-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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