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걸어 잠그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23만 韓불체자도 비상

빗장 걸어 잠그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23만 韓불체자도 비상

입력 2017-01-26 10:07
수정 2017-01-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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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장벽 건설-무슬림 입국제한-불법이민자 보호도시 재정지원 중단

‘멜팅팟’(melting pot),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핵심 공약인 각종 ‘반(反)이민’ 정책을 노골적으로 강행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과 함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않고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대한 연방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으로 서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와 함께 테러위험국 출신 무슬림의 입국 또는 비자 제한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불법 이민자의 추가 미국 입국이 차단되는 동시에 현재 미국에 머무는 불법 체류자의 추방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장벽건설 몇 달내 착공…건설비용 120억∼380억 달러는 멕시코에

멕시코장벽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이다. 미국 남쪽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해 히스패닉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멕시코장벽을 언제, 어떤 식으로 쌓을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몇 달 내에 건설을 시작하고, 현행 법률에 따라 연방정부 비용으로 건설한 후 멕시코에 건설비용 상환 청구를 하겠다는 두 가지 큰 원칙만 밝힌 상태다.

장벽 건설비용은 대강 120억∼380억 달러(약 14조∼44조3천억 원)로 추정된다.

트럼프 정부는 일단 오는 4월께 장벽건설 비용 선(先)집행에 관한 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법안 통과엔 큰 문제가 없지만, 야당인 민주당의 반발 강도에 따라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은 있다.

근거 법은 앞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도입된 이른바 ‘안보 장벽 법’(Secure Fence Act)이다. 당시 이 법에 따라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주 등 국경을 따라 700마일(약 1천126㎞)가량의 울타리가 설치됐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있는 이 울타리와 연계해 구간별 특성에 맞게 일부 구간은 거대한 장벽을, 또 다른 일부 구간은 울타리를 추가로 각각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불법 이민자 추방 드라이브에 흔들리는 멜팅팟 신화

미국은 애초 ‘이민자의 나라’로 탄생했다.

세계 각지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하나의 대륙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멜팅팟’이라는 이름도 생겨났다.

1776년 독립 이후 240년을 거치면서 자유와 평화,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서로의 차이가 용인되고 존중되는 다원주의가 뿌리내렸다.

인종적 다양성을 보면 2014년 기준으로 미국 인구 총 3억1천874만 명 가운데 백인 62.2%(1억9천810만 명), 히스패닉 17.4%(5천541만 명), 흑인 13.2%(4천203만 명), 아시아계 5.4%(1천708만 명)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백인이 압도적 1위지만 소수계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이전과 비교하면 비중이 꽤 줄었다. 소수계 중에서도 히스패닉이 흑인을 제치고 2위로 부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다양성도 위축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단행한 멕시코장벽 건설 행정명령, 피난처 도시 연방재정 지원 중단 행정명령 발동을 기점으로 최대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 추방과 더불어 테러위험국 출신 무슬림의 미국 입국제한 조치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1월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것은 약 200만 명, 심지어 300만 명에 달할 수도 있는 범죄자, 범죄기록 보유자, 범죄집단 조직원, 마약 거래상들을 이 나라에서 내쫓거나 감옥에 보내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에 불법적으로 와 있는 그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을 안전하게 하고 모든 게 정상화된 다음에는 누가 (미국에 잔류해도 괜찮은) 훌륭한 사람들인지에 대해 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죄자들은 무조건 추방하되 나머지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선별심사를 거쳐 추방, 잔류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불법 이민자 추방 과정에서 한인 불법 체류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토안보부가 집계한 한인 불법 체류자는 2011년을 기준으로 약 23만 명 정도다. 여기에는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조치에 따라 보호를 받는 3만여 명의 한인 청년들도 포함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에 나설 경우 한인 불법 체류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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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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