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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난민정서 속 “난민문제 해결은 역사적 과업” 강조한 메르켈

反난민정서 속 “난민문제 해결은 역사적 과업” 강조한 메르켈

입력 2016-07-29 08:21
업데이트 2016-07-2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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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사실상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서울신문 DB
유럽의 사실상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서울신문 DB
“나는 그때(작년 난민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우리가 우리의 역사적 과업(난민 문제 해결)을 완수해 내리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 과업은 세계화 시대의 역사적 장기과제이기도 합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연례 하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해낸다”라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구호를 또 꺼내 들었다.

그 순간 n-tv로 생중계된 연방 기자회견장 취재 기자들은 그가 그러한 태도를 보일지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회견은 지난 24일 밤 독일 안스바흐 음악축제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난 후 메르켈 총리가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자리였다.

슈피겔온라인은 메르켈 총리가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해낸다”라는 문장을 다시 거론하면서 “이미 지난 11개월 동안 우리는 아주, 아주 많은 일을 해냈다”고 덧붙였다면서 1년 전 그의 발언을 다시 소개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의 작년 말 전당대회 연설과 올해 신년사 발표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해낸다”, “독일은 강한 나라다”, “난민 유입은 기회다”라는 메시지로 난민 환대를 외쳤다.

그러나 그즈음을 지나서,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난민 유입을 현저하게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채 “우리는 해낸다”라는 구호 반복을 자제했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작년 말 쾰른의 새해맞이 폭죽 때 난민 신청자가 다수 범행 주체로 등장하는 집단 성범죄가 발생한 것이 큰 배경으로 자리했다.

그 사건 이후로 반난민 정서가 고조되고, 반이슬람을 아예 강령으로까지 채택한 ‘독일을 위한 대안’당 같은 극우 세력이 세를 넓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흘 새 시리아 난민이 뷔르츠부르크에서 도끼 만행을 저지르고 안스바흐에선 자폭 테러를 일으킨 이후 반난민 경계감이 다시 커지는 와중에 그가 다시 한 번 “우리는 해낸다”라는 모토를 앞세워 난민개방 정책의 큰 기조는 불변임을 못 박은 것이다.

그는 그러나 “문명의 터부가 깨졌다”, “야만적 행위다”, “자기들을 받아준 나라(독일)를 조롱했다”와 같은 격한 언사를 동원해 난민들의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서 “안전(치안)과 자유의 동등한 가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민 극단화 조기경보시스템, 경찰 기술대응인력 증강, 국내 대형테러 시 연방군 대테러 작전 투입을 위한 준비 및 경찰과 군의 대테러 합동훈련, 망명을 거부당한 난민의 조속한 추방 등 모두 9개항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에게 이런 점은 분명한데, 우리는 근본적인 원칙을 고수할 것이며 이는 제네바 난민 협약에 따라 전쟁과 국외 추방 등으로 정치적 박해를 받은 난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독일 헌법 조항을 자신의 근본 원칙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독일 우파 정치인들이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들의 과도한 행동을 매섭게 비판했다.

그는 “두려움이 정치활동을 위한 지침이 될 수 없다”며 “아무 목표도 없이 겁만 주면서 우리의 결속력을 깨려는 이들이 우리 삶의 방식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간 슈피겔은 이에 앞서 지난달 초 발매한 인쇄판에서 메르켈 총리는 총리 재임 시 두 가지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 싸워나가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그 하나는 하르츠개혁을 가져온 2003년 독일의 악화한 경제지위를 개선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난민 ‘환영문화’이다.

슈피겔은 “메르켈은 자신이 (뜨거운) 가슴과 인간성을 가지고 하나의 거대한 과업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라고 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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