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속에 살지 않겠다”…테러 맞서 일어난 세계 성소수자들

“두려움속에 살지 않겠다”…테러 맞서 일어난 세계 성소수자들

입력 2016-06-14 13:58
업데이트 2016-06-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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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등 미국 전역과 런던·시드니·암스테르담서 잇따라 집회러시아에선 조의 표하려던 동성 커플 체포되기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이튿날인 13일(현지시간) 각국 동성애자들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위로와 연대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미국 뉴욕에서는 성소수자(LGBT) 인권단체 주도로 올랜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려 수천 명이 참가했다.

뉴욕 그리니치빌리지 스톤월 인 앞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성소수자 운동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올랜도와 함께 한다’(We stand with Orlando)라고 적힌 패널과 무지개 깃발을 들고 모여들었다.

스톤월 인은 1969년 6월 28일 경찰의 게이 바 급습에 반발해 폭동이 일어난 곳으로, 현대 동성애 인원운동의 발상지로 여겨진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에 대한 관용과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미국 내에 퍼진 이슬람혐오증을 물리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희생자들에 조의를 표한 후 “수천 명이 사랑과 지지 속에서 함께 모인 것은 증오를 끝내자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뉴욕 시민들은 증오와 분열의 씨를 뿌리는 사람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바로 당신 얘기”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날 밤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부터 알래스카까지 등 미국 전역에서 추모 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 밖에서도 무지개 물결은 이어졌다.

이날 영국 런던의 동성애 커뮤니티 중심지인 소호에서는 5천∼7천 명이 거리로 나와 희생자를 추모하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무지개 깃발 아래서 “우리는 여기 있다. 우리는 퀴어다.(We‘re here, We’re queer) 우리는 두려움 속에 살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이번 테러 희생자 49명을 상징하는 49개의 풍선을 하늘에 날리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줄리우스 로이벤(35)은 “연대를 위한 것이면서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왜 우리가 스스로를 그렇게 보호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우리 자체로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에는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와 첫 무슬림 런던 시장인 사디크 칸 시장도 참석했다.

칸 시장은 “이번 공격은 우리의 자유와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올랜도 희생자와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도 무지갯빛으로 물든 시드니 하버 브리지 앞에서 수백 명이 모였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독일 베를린에서도 동성애자들의 추모 집회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3일 저녁 서울 홍대입구역에서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올랜도 테러를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이 심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한 동성 커플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조의를 표하려다 체포되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현지 RBK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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