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1천 표차 신승 쿠친스키 ‘경제 살리기’ 시험대 오른다

4만1천 표차 신승 쿠친스키 ‘경제 살리기’ 시험대 오른다

입력 2016-06-10 11:14
수정 2016-06-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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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국민 경제 전문성ㆍ행정 경험 선택…“한 기차 탑시다”

지난(5일)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 후보가 박빙이지만 승리한 것은 침체한 경제를 살리라는 페루 국민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번 페루 대선은 ‘성장과 분배’로 대표되는 좌우 이념 대결의 장이라기보다 2010년 8.8%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세에 있는 페루의 경제를 되살릴 적임자를 뽑는 선거였다.

결선투표에 올라 대권을 거머쥔 쿠친스키와 초박빙 경합을 벌인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 모두 중도 우파 성향의 친(親)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10명의 후보가 뛰어든 1차 투표에서 두 후보가 1, 2위를 차지한 것은 오얀타 우말라 현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정권이 원유와 각종 원자잿값 하락 여파로 경제가 흔들리는 데다 고위층의 부패 의혹 등으로 갈수록 지지세력을 잃는 가운데 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우말라 현 대통령이 좌파 출신이지만 이번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좌파 정당인 광역 전선의 베로니카 멘도사 후보가 3위에 그쳤을 뿐 등 좌파 진영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페루는 이미 결선투표에 앞서 1차 투표를 통해 최근 중남미에서 경제난과 부패 스캔들 등에 실망한 국민의 심판으로 좌파 정권이 퇴조하는 큰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페루의 절반 이상 국민은 결선투표에서 과거의 독재 악몽이 어른거리는 후지모리보다는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으로 월가 임원 등을 역임한 ‘경제통’ 쿠친스키의 전문성과 행정 경험을 선택했다.

후지모리는 아마존 지역 등 소외 지역과 빈민층으로부터 지지기반이 넓지만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에 의존한 채 경제 분야 등 행정 경험이 부족한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페루 경제의 침체 속에 페루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총리 등 경제 분야를 두루 역임한 행정 경험과 오랜 공직 생활에도 부패 혐의에 연루되지 않은 쿠친스키의 청렴성이 지지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쿠친스키는 1차 선거에서 후지모리에게 20% 가까이 뒤졌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자에게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취임 첫해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지지세를 넓혔다.

그러나 쿠친스키는 후지모리를 지지한 절반에 가까운 국민을 아우르고 의회와 협력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0.12%의 득표율을 보인 쿠친스키는 49.88%를 얻은 후지모리를 0.2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표차로는 4만1천438표에 불과하므로 실정을 펼쳤다가는 급속하게 민심이 돌아설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입법부와도 유기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쿠친스키가 소속된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은 전체 의석 130석 중 18석에 그치지만 후지모리가 대표로 있는 민중권력당은 73석에 달해 쿠친스키는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

다만 민중권력당이 중도 우파로 정치ㆍ경제적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경기 활성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쿠친스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집계 발표 직후 수도 리마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 중의 많은 이는 기차가 자신을 지나쳤다고 느끼겠지만 우리는 모든 사람이 기차에 탑승하기를 원한다”면서 “모든 페루인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2012년이 됐을 때 페루는 전혀 다른 새 나라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 자칫 무리하게 국정운영을 하다가는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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