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트럼프’, 유럽 최초의 극우 수반 되나… 11월 美 대선 풍향계?

‘오스트리아의 트럼프’, 유럽 최초의 극우 수반 되나… 11월 美 대선 풍향계?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5-23 16:56
수정 2016-05-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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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풍향계가 될 것인가.’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성향의 노르베르트 호퍼(45) 자유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온 유럽이 충격에 휩싸였다. 호퍼 후보가 당선되면 유럽 최초의 극우 국가수반으로 기록된다.

▲ 노르베르트 호퍼(45·왼쪽) 자유당 후보 와 무소속 알렉산데르 판 데어 벨렌(72) 후보
▲ 노르베르트 호퍼(45·왼쪽) 자유당 후보 와 무소속 알렉산데르 판 데어 벨렌(72) 후보
 유세 기간 내내 반(反) 무슬림 정서를 퍼뜨려온 호퍼 후보는 부재자를 제외한 투표소 개표 결과, ‘유럽의 오바마’로 불리는 녹색당 출신의 무소속 알렉산데르 판 데어 벨렌(72) 후보를 14만 4000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락은 23일 밤 집계가 끝나는 부재자 투표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BBC에 따르면 부재자는 전체 유권자 640만명의 12%에 이른다. 호퍼(51.9%) 후보와 벨렌(48.1%) 후보의 표 차이인 3.8%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출구조사를 근거로 호퍼의 승리를 점쳤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미 대선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막말’ 정치가 장기인 항공기술자 출신의 호퍼는 트럼프와 닮은꼴 행보를 걸었다. “오스트리아에서 무슬림을 위한 자리는 없다”며 유럽 난민사태에 휘둘려온 국민의 불안감을 파고 들었다. 주류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그에 대한 득표로 이어졌다. 반면 경제학자 출신인 벨렌 전 녹색당 대표는 소수자 인권보호와 평화를 강조했다. “전체주의의 광기가 야기한 2차 대전이 어떻게 오스트리아를 황폐화시켰는지 상기하라”며 호퍼에 맞섰다. 지난달 24일의 1차 투표에선 호퍼와 벨렌이 각각 35%와 21%로 1, 2위를 차지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마틴 슐츠 EU의회 의장 등이 “호퍼의 당선은 재앙”이라고 외쳤지만 호퍼는 결선 투표에서 다시 지지율을 크게 끌어 올렸다.

 의원 내각제인 오스트리아에서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다. 하지만 호퍼의 부상은 오스트리아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70년간 정국을 분할해 온 사회민주당과 국민당의 양당 후보들은 1차 투표에서 탈락했고, 베르너 파이만 총리는 사임했다. BBC는 호퍼의 당선이 확정되면 2018년 총선이 자유당 승리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장은 온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의 스위스국민당(29%), 조비크(헝가리·21%), 우리슬로바키아(슬로바키아·8%), 독일을 위한 대안(4.7%), 북부연합(4%·이탈리아) 등 극우세력은 호퍼의 선전으로 힘을 얻는 모양새다. 덴마크국민당(21%), 국민전선(프랑스·14%), 자유당(네덜란드·10%) 등 다른 극우정당들도 차기 선거에서 집권을 꿈꾸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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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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