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EU 지도자 면전서 “난민을 범죄시 않는 유럽 꿈꾼다”

교황, EU 지도자 면전서 “난민을 범죄시 않는 유럽 꿈꾼다”

입력 2016-05-06 22:36
수정 2016-05-0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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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마뉴상 수상 연설서 “벽 허물고 난민 존중해야”바티칸 시상식에 메르켈·투스크·융커 등 유럽 지도자 대거 참석

프란치스코 교황(79)이 유럽연합(EU) 지도자 면전에서 “난민을 범죄시 하지 않는 유럽을 꿈꾼다”고 말하며 유럽이 난민에 대해 좀 더 개방적인 사회로 변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6일 바티칸에서 샤를마뉴상을 수상하고서 한 연설에서 유럽은 지치고,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고 비판하며 “외국인들과 난민,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을 경청의 대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은 서유럽을 최초로 통합한 샤를마뉴 대제(742∼814)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제정된 것으로, 교황은 2차 세계 대전 이후가장 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난민 문제가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양심을 일깨우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로 유럽 통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교황은 연설에서 최근 최악의 난민 유입 사태에 직면해 속속 국경 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 각국을 겨냥한 듯 “인본주의의 대명사이자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의 수호자이며 시인과 철학자, 예술가들의 본향인 유럽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라고 반문하며 “유럽은 단기적인 정치적 이득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이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경제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특히 젊은이들을 위한 품위있고,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2013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섬을 방문해 리비아에서 건너온 난민들을 만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난민 캠프를 찾아 연민과 연대감을 표현하는 등 그동안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통 다른 단체에서 주는 상의 수상은 거부해왔으나 유럽 통합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샤를마뉴상의 수상은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의 시상식은 통상 샤를마뉴 대제의 고향인 독일 아헨에서 열리지만 이번에는 교황을 특별히 배려해 바티칸에서 진행됐다. 교황에게 이 상이 주어진 것은 2004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두 번째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등 유럽 지도자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 했다.

시상식에 앞서 교황과 환담한 슐츠 의장은 “난민 문제는 유럽에 큰 도전”이라고 인정했다.

융커 의장은 교황이 지난 달 레스보스 섬에서 시리아 난민 12명을 바티칸에 데려온 것을 언급하며 “바티칸의 인구를 감안하면 12명의 난민은 다른 어떤 유럽 국가보다 (난민 수용에 있어) 많은 숫자”라며 “교황께서는 새로운 용기로 우리 마음을 채워줬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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