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민투표 EU 통합정책에 일격…EU 분열위기 심화

네덜란드 국민투표 EU 통합정책에 일격…EU 분열위기 심화

입력 2016-04-07 17:51
수정 2016-04-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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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우크라 협정 반대로 정책 혼선…러시아 반사 이익 가능성

유럽연합(EU)의 통합 정책이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에 네덜란드 유권자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EU의 통합정책에 대해 개별 회원국이 반기를 든 사례로 향후 EU의 동유럽 확대 정책에 부정적인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오는 6월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네덜란드에서 반(反)EU 정서가 확인됨에 따라 브렉시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유입 사태와 테러 위협, 그리고 영국 등 일부 회원국의 EU 탈퇴 움직임으로 EU 통합과정에 중대한 도전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네덜란드 국민투표 결과는 EU 분열 위기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EU 창립 6개국 중 하나인 네덜란드가 EU의 통합 정책에 반대하고 나섬으로써 EU의 통합 이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U-우크라이나 협정 반대 운동을 벌인 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민투표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이 아니라 EU의 영향력 확대와 비민주적 의사결정에 항의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반대 운동을 이끌어온 네덜란드 극우 정당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스 당수는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네덜란드인들이 유럽의 엘리트들에게 ‘안돼’라고 말한 것이자 EU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를 주창하는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는 네덜란드 국민투표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히고 반대 청원 운동을 벌인 네덜란드 정당과 사회단체를 브렉시트 논의에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유럽 대륙에 큰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투표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EU의 우크라이나 정책과 러시아 관계에 혼선을 빚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EU의 우크라이나 정책 혼선으로 러시아가 반사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네덜란드의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유럽 통합 여정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네덜란드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민투표는 전적으로 자문적 성격을 띠는 것이며 결정권은 네덜란드 정부와 의회, 정치인들이 갖고 있다”면서 “전략적으로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유럽 통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민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네덜란드 정부와 의회가 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을 비준해 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EU는 지난 2014년 6월 우크라이나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EU-우크라이나 FTA는 지난 1월 1일 공식 발효했다. EU-우크라이나 협정에 대해 EU 28개 회원국 중 네덜란드만 유일하게 비준하지 않았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비록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EU의 우크라이나 포용 정책 뿐 아니라 전반적인 동유럽 확대 정책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네덜란드가 올해 상반기에 EU 순회 의장국으로 활동하는 시기에 EU 정책에 대한 반대가 명시적으로 표출됨에 따라 EU 통합 정책의 혼선이 우려된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을 합병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맞서 EU는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했으며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EU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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