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현직 美대통령으로 첫 日히로시마행 택할까

오바마 현직 美대통령으로 첫 日히로시마행 택할까

입력 2016-04-03 16:00
수정 2016-04-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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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상징성 vs ‘가해자 日’ 탈색 우려…11일 케리 방문후 판단할 듯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10∼11일·일본 히로시마) 참석을 계기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게 됨에 따라 다음달 일본을 찾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행 여부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달 26∼27일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계기에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백악관이 최근 밝힌 바 있다.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매년 8월 6일(1945년 미군이 원폭을 히로시마에 투하한 날) 원폭 희생자 추도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피폭 당시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원폭 돔’이 핵무기의 무서움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차관과 주일 대사는 이곳을 다녀간 적이 있지만 현직 대통령과 국무장관은 여태까지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다.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한 미국의 현직 대통령인 오바마가 세계 유일의 전쟁 피폭국인 일본의 피폭 지역을 찾는 것은 핵무기 철폐의 메시지를 전하는 면에서 상징성이 클 전망이다.

특히 오바마는 취임 첫해인 2009년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창하며 노벨 평화상을 받은 만큼 사실상의 집권 마지막 해인 올해 히로시마를 방문한다면 ‘화룡점정’의 의미가 있다는 판단을 할 법하다.

히로시마 주민들도 이미 결정된 케리의 방문과 미정인 오바마의 방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히로시마현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피부로 느끼고 자기 나라에서 전파해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핵무기의) 위력뿐 아니라 처참함을 이해하는 것이 핵 폐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오바마가 자신의 후임자를 뽑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히로시마행이 표심에 미칠 영향을 따져본 뒤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본에 대한 핵무기 투하가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많이 나오는 상황,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재향군인들의 여론 등을 고려할 것이란 얘기다.

그런 만큼 오바마는 케리 국무장관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을 ‘풍향계’로 삼을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행을 결정할 경우 일본의 ‘피해자’ 측면이 부각되는 만큼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가해자’ 측면은 희석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집권 자민당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 등 과거사에 대한 검증을 진행키로 하는 등 역사 수정주의적 성향을 드러낸 점, 아베 총리가 개헌을 통해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 일본’을 만드는데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은 단순히 동맹국인 미·일 사이의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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