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88년만의 역사적 쿠바 방문…“잘 지냈어요?” 인사

오바마, 88년만의 역사적 쿠바 방문…“잘 지냈어요?” 인사

입력 2016-03-21 08:19
수정 2016-03-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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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라울 카스트로와 정상회담…對쿠바 금수조치 해제 논의

반정부 인사와 회동 등 인권문제 거론…‘야구외교’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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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 땅을 밟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2일까지 쿠바에서 공식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PA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 땅을 밟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2일까지 쿠바에서 공식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PA 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인 미셸 여사와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 장모인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했다.

이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우산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미셸 여사와 나란히 전용기에서 내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그는 전용기에서 내리기 직전 트위터를 통해 쿠바식 스페인어로 “쿠바, 잘 지냈어요?(Que bola Cuba?)”라고 인사한 뒤 “막 도착했다. 쿠바 국민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길 고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1월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주회의 6차 연례 회의에 참석한 캘빈 쿨리지 대통령 이후 88년 만이자 역대 2번째다.

이번 방문은 미주 대륙에 남아있던 마지막 냉전 구도를 깨기 위한 역사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방문 길에 약 40명의 의원과 10여명의 기업 총수도 동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박 3일간 쿠바를 국빈 방문하면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대중 연설,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쿠바 국가대표팀 간의 야구 시범경기,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방문 첫날에는 숙소에서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과 만나 “쿠바 국민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28년에 쿨리지 대통령은 전함을 타고 3일 만에 이곳에 왔지만 난 3시간밖에 안 걸렸다”며 웃기도 했다.

대사관 직원들을 만난 이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빗줄기가 굵어진 아바나 구시가지를 도보로 둘러봤다. 대성당을 찾아 양국의 국교 회복 과정에서 비밀회담을 주선했던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도 만났다.

대성당 앞 광장에는 수백 명의 아바나 시민들이 모여 박수를 치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연이어 외쳤다.

이어 21일에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아바나 대통령궁에서 카스트로 의장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앞서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15일 오바마 대통령이 53년간 지속된 대 쿠바 금수조치를 해제할 것을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스트로 의장의 형이자 쿠바 혁명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와는 만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에는 아바나의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에서 국영TV로 생중계되는 대중연설을 한다.

그는 이 연설에서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가 더욱 풍부한 쿠바의 비전을 제시하고 쿠바인이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 시범경기도 관람한다.

쿠바 정부는 시범경기 초대권을 허가받은 학생·직장·체육 단체 등에만 배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쿠바 방문에서 대(對) 쿠바 금수조치 해제문제를 비롯해 양국관계 정상화 추진 상황과 관계 진전의 걸림돌이 되는 현안들을 점검하고 진전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카스트로 정권이 민감하게 여기는 정치범 문제를 비롯한 인권문제도 정식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시민사회 지도자들과 반체제 인사들, 인권운동가들과도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반정부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하고 감시를 강화하는 등 사전정지 작업을 벌였다.

쿠바 경찰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몇 시간 앞두고 전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 회원 등 반정부 인사 수십명을 연행했다.

미국과 쿠바는 2014년 12월 53년간 단절됐던 국교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2015년 8월)로 공식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정기 항공노선 취항 재개(2016년 2월) 등 실질적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아 왔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조치로 평가되는 대(對) 쿠바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와의 국교정상화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하지 않고 있어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 이어 23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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