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일 정부 합의, 받아들일 수 없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일 정부 합의, 받아들일 수 없다”

입력 2016-03-09 07:17
수정 2016-03-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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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이용수·길원옥 할머니, 공식 사과·법적 배상 촉구한일 ‘위안부 합의’후 유엔본부서 첫 증언…“日총리 무릎꿇고 사죄해야”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합의가 아닙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뉴욕시의회의 로리 컴보 여성인권위원장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려고 마련된 자리로, 전날 뉴욕에 도착한 이 할머니도 함께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해결하면 전 세계에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위안부 피해자인데, 일본은 거짓말만 하고 있다. 진실은 결코 막을 수 없다”며 일본 정부의 진실 인정을 촉구했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작년 12월 한국과 일본 정부의 합의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할머니들이 25년간 일본대사관 앞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면서 “그게 무슨 합의냐, 거짓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컴보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입장을 같이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컴보 의원은 “일본군이 성노예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위안부 피해자의 요구를 지지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존엄을 회복할 기회를 줘야 한다. 정치적으로만 하지 말고, 피해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직접적이고 진실성을 갖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컴보 의원은 “오늘은 위안부 피해자를 지지하는 첫발을 뗐을 뿐”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컴보 의원은 뉴욕시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서는 “뉴욕시는 국제문제에 한정된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마이크 혼다 의원이 국내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결부해 결의안을 채택했다”면서 “뉴욕시에서도 인신매매 등 뉴욕의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묶어 결의안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의 김동석 상임이사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인류 보편적 가치인 여성 인권 문제로 미국 시민사회에 계속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출입기자단(UNCA)이 마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15살 때인 1943년 대만의 타이완의 일본군 부대로 끌려가 겪었던 참혹했던 군 위안부 생활에 대해 증언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 총리가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년말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 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유엔본부를 방문해 증언한 것은 처음이다.

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도 이날 생존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묻지도 않고 합의했다고 한다”며 한일 정부간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한 길원옥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피해자)이 몇 없지만, (한일 정부 당국이) 한번쯤은 (피해자들을) 방문해서 소견을 들었어야 했다”며 “당신네끼리 앉아서 몇 마디 주고받다가 합의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길 할머니는 일본 정부에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데 대해 “밥을 달라거나 돈 욕심이 나서 그러는 게 아니며,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길 할머니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합의가 “고노담화는 물론 한일협정보다도 후퇴했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군위안부 문제는 “(군위안부) 피해 당사자가 받아들여야 해결되며, 이는 피해자 중심이라는 국제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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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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