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등 일본 디젤차도 주행시 배출가스 기준 초과. 자료사진. 서울신문DB
지난해 폭스바겐에 이어 도요타와 닛산, 미쓰비시 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디젤 자동차도 도로 주행시 기준치의 최고 10배에 이르는 유해 배출가스를 내뿜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최근 일본 업체들이 자국에서 생산·판매하는 디젤 차량 6종을 실제 도로에서 검사한 결과 4종에서 기준치보다 훨씬 많은 질소산화물(NOx)이 나왔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승합차 ‘하이에이스’(HiAce)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 크루저 프라도’, 닛산의 SUV ‘엑스트레일’(X-Trail) 등 3종은 도로에서 실험실 검사 통과 기준의 최고 10배에 달하는 NOx를 배출했다.
미쓰비시 내수용 승합차 ‘델리카 D:5’(Delica D:5)의 배출가스 양은 기준치의 5배에 달했다.
반면 마쓰다의 SUV CX-5는 도로에서도 실험실 검사 때와 거의 같은 수준의 유해가스를 배출했고, 같은 회사의 소형차 데미오(Demio)도 미미한 차이만 기록했다.
국토교통성은 다만 검사 대상 차량이 도로에서 기준치 이상의 배출가스를 내뿜더라도 관련 현행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며 배출가스 양을 속이기 위한 불법 소프트웨어를 장착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당국은 현재 디젤 차량의 판매승인 과정에서 배출가스와 관련해 20분간의 실험실 검사만 요구하고 있다.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의 영향 때문이다.
폴크스바겐 스캔들 이후 유럽 등 각국은 차량 배출가스를 기존의 실험실이 아닌 실제 도로 주행 상황에서 측정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도요타와 닛산, 미쓰비시 등은 자사 차량이 국토교통부 검사에서 배출가스 기준치를 초과한 데 대해 “국제 기준에 맞춰 실제 도로에서도 유해가스를 적게 내뿜는 차량을 만들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