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방예산법안 거부…”꼼수예산말고 제대로 편성해야”

오바마, 국방예산법안 거부…”꼼수예산말고 제대로 편성해야”

입력 2015-10-23 08:52
수정 2015-10-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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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서명거부 첫 언론 공개…공화당 반발에도 재의결 어려울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국방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을 통과한 6천120억 달러(약 697조원) 규모의 국방예산법안에 대해 거부 서명을 하면서 이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가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며, 서명거부 장면을 공개하면서 따로 입장까지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국방예산 증액안이 정부 예산의 자동삭감 제도(시퀘스터)를 국방 분야에서만 일부 회피하려는 편법으로 보고 있다.

200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공화당의 재정적자 감축 압박에 의해 도입된 시퀘스터를 없애 국방뿐만 아니라 전체 정부 정책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게 오바마 행정부의 방침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2015년 회계연도(2014년 10월 1일∼2015년 9월 30일)에 4천390억 달러(약 495조 원)로 오바마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09년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시퀘스터를 없애고 우리 국방에 확실성을 부여하자고 의회에 계속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국방부가 실제 해야 할 사업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제발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위한 제대로 된 예산안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이번 국방 예산안에는 조직운영, 연구개발 등 기본 예산은 거의 늘지 않고 시퀘스터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국외 전쟁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비롯한 대테러 작전에 쓰이는 ‘해외비상작전’(OCO) 예산을 900억 달러나 늘렸는데 이는 백악관 입장과 배치된다.

미국 언론들은 대통령이 상·하 양원이 초당파적으로 확정한 국방예산법안을 거부한 것은 지난 50년 동안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 장면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지금과 같은 법안에는 앞으로도 서명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이번 법안에서 편법 논란, 전쟁예산뿐만 아니라 쿠바 관타나모의 미국 해군기지 수용소의 폐지를 저지하는 조항에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는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모병을 하는 최고의 수단 중 하나가 됐다”며 “우리 가치를 지키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이제는 돈도 많이 들고 낡은 관타나모를 닫자”고 말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며 재의결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맥 손버리(공화)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용감한 미군 병사가 (이라크에서) 테러 저지를 돕다가 숨졌는데 군통수권자는 법안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의회가 3분의 2 찬성으로 재의결을 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재의결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7일 실시된 상원의 표결 결과는 찬성 70표, 반대 27표로 재의결 기준을 충분히 넘어섰지만,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을 원하지 않는 일부 인사들이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또 하원의 지난 1일 표결 결과는 찬성 270표, 반대 156표로 찬성표가 3분의 2를 넘지 못했다.

국방예산을 비롯한 내년도 전체 예산 편성 문제를 놓고 양측 간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국방예산법의 공식 명칭은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NDAA)으로, 국방부 산하 각 부처·기관에 예산 지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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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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