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콜롬비아 평화협상 진척 ‘막후’ 지원했나

교황, 콜롬비아 평화협상 진척 ‘막후’ 지원했나

입력 2015-09-24 09:50
수정 2015-09-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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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방문 직후 콜롬비아 대통령 반군 수장과 평화협정 이정표 마련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립과 분쟁이 존재하는 지구촌을 돌며 ‘막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뒷받침할만한 일들이 속속 벌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를 방문한 직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로 날아가 반군 지도자를 직접 대면한 뒤 내년 3월까지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합의를 했다고 콜롬비아 언론과 외신 등이 일제히 전했다.

정부와 반군간 평화협상이 3년 가까이 진행된 이래 산토스 대통령이 FARC 지도자와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바나에서는 51년간에 걸쳐 이어진 콜롬비아 내전의 종식을 위한 정부와 반군 간 평화협상이 2012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FARC의 수장인 로드리고 론도뇨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만난 뒤 관련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정부와 반군 측은 과도기적 성격의 사법기구를 창설해 내전 과정에서 발생한 반인류 범죄와 심각한 전쟁 범죄 등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은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뒤 2개월 이내에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했다.

1964년부터 시작된 콜롬비아 내전의 종식을 위한 정부와 반군 간 평화협상은 토지개혁, FARC의 정치 참여, 마약밀매 퇴치 등 3가지 주요 안건에 합의했지만 반군 간부들의 처벌 문제는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이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를 방문한 뒤 정부와 반군의 대표,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3자 대면이 이뤄진 것은 교황의 역할을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교황은 20일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콜롬비아의 평화협상이 실패로 결론나서는 안 된다면서 더욱 확실한 양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교황은 콜롬비아 내전 종식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언급한 바 있다.

교황은 지난 7월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라과이의 남미 4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을 기꺼이 도울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협상이 삐걱거리면 아주 볼썽사나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언제나 도움을 제안했고, 또 도울 방법도 많다”고 말했다.

우연한 일치일 수도 있으나 교황이 쿠바를 다녀간 뒤 아바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의 평화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쿠바가 54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하기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고 양측 대표단을 바티칸에 초청하는 등 결정적인 중재 역할을 한 사실은 이미 세계에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 7월 “나는 미약한 역할밖에 한 것이 없다”고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교황이 백악관을 방문한 이날 환영사에서 “우리가 쿠바인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 귀중한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교황 막후 역할이 있은 뒤 미국과 쿠바의 정상이 지난 4월 제 3국인 파나마의 미주기구(OAS) 총회에서 만나 역사적인 회동을 한 것은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의 지도자가 아바나에서 만나 손을 잡은 것과 ‘닮은꼴’이다.

산토스 대통령은 교황과 마찬가지로 쿠바를 방문한 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미주대륙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콜롬비아의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숨은 역할이 드러날지도 관심거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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