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리비아 공습 3주년…끝없는 혼돈

서방의 리비아 공습 3주년…끝없는 혼돈

입력 2014-03-18 00:00
수정 2014-03-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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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서방의 대(對) 리비아 공습이 19일로 3주년을 맞는다.

2011년 3월19일 개시돼 7개월간 진행된 서방의 공습은 사실상 카다피 정권 붕괴를 이끌었고 결국 리비아 반군에 승리를 안겼다. 카다피 정권은 서방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강력한 반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서방의 공습에 전투력을 서서히 잃으면서 끝내 종말을 맞았다.

리비아는 그해 10월 카다피가 반군에게 살해된 이후 과도정부를 수립하는 데 성공, 장밋빛 미래를 맞는 듯 했다.

그러나 리비아는 지금까지 국가적, 사회적 시스템 부재 속에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권력 다툼과 유혈 충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알리 제이단 리비아 총리가 최근 반군 제공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리비아 영해를 탈출한 사건으로 해임되는 등 정국 혼란상도 여전하다.

리비아 과도정부의 공권력이 사실상 무력한 상태에서 납치와 암살, 외교단에 대한 테러가 끊이지 않아 치안 불안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민병대 통제 불능이 정국 혼란의 가장 큰 이유

정국 혼란의 가장 큰 배경에는 카다피 정부군에 맞서 싸운 전역의 민병대가 조직의 이권과 이해관계 등으로 무력을 휘둘러도 사실상 정부의 통제나 제지를 받지 않는 데 있다.

서방의 공습이 리비아 정부군을 무력화하면서 결과적으로 민병대의 조직 활성화에 도움을 준 셈이다.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전국적으로 최대 1천700개의 무장단체가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는 카다피 추종 세력으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도 포함된다.

또 22만5천명 이상이 명목상 국가 통제를 받는 수십 개의 민병대 소속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는 지역 민병대 지휘관이나 그 조직과 연계된 정치 지도자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고 있다. 각지의 대다수 민병대는 조직의 이권과 이해관계 등으로 무장 해제도 거부했다.

중앙 정부에 불만을 품은 반정부 성향의 민병대와 카다피 옹호 세력은 정부군과 서방 외교관, 외국인을 겨냥해 공격을 감행하기도 한다. 2012년 9월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이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을 받으며 미국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사망한 사태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에는 트리폴리 주재 한국인 무역관장이 무장 괴한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일도 발생했다. 벵가지 등 동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병대는 중앙 정부의 통제에서 아예 벗어난 상태다. 일부 단체는 지난해 자치정부와 독자적 원유 판매 회사까지 세웠다. ‘공공의 적’이었던 카다피가 40년 넘게 리비아를 철권통치하는 동안 보이지 않았던 지하드 무장단체도 등장했다.

◇ 리비아 혼란 언제까지…”시스템 부재로 안정화에 시간 걸려”

리비아는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지 만 2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 새 헌법도 제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치러질 예정인 총선과 대선 일정도 자이단 총리의 갑작스러운 해임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리비아 최고 정치기구인 의회는 임시 총리로 국방장관을 임명했지만, 또다시 새 총리 선임을 두고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 내부에서는 올해 시행될 예정인 대선을 직선제로 할지 간선제로 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대 수입원인 원유 수출도 급감해 중앙 정부의 재정도 열악한 처지다. 원유 시설을 보호할 공권력도 미비하고 동부의 반군 세력이 3개 주요 원유 수출항을 장악하고 있어 원유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경제 재건도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원유 생산량은 카다피 정권 붕괴 이전(하루 평균 150만 배럴) 수준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23만 배럴에 달한 적도 있다. 리비아 사정을 잘 아는 한 외교 소식통은 “카다피의 철권통치로 유지된 체제가 내전으로 붕괴한 뒤 지금까지도 정치적,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국 혼란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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