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파산 위기 모면… 유로존, 부실銀 청산 합의

키프로스 파산 위기 모면… 유로존, 부실銀 청산 합의

입력 2013-03-26 00:00
수정 2013-03-2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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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유로 구제금융 대가 10만유로 이상 예금에 과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키프로스 정부와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조건을 승인했다. 키프로스는 파산 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금융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회생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5일 새벽(현지시간) 6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끝낸 뒤 성명을 내고 “구제금융 핵심 조건들에 대해 키프로스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결렬됐다면 키프로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날 키프로스와 유로존이 합의한 구제금융 조건은 첫 번째 구제금융안을 키프로스 의회가 부결한 뒤 마련한 ‘플랜 B’로, 골자는 부실은행 청산 등 금융 구조조정이다. 키프로스는 국제채권단으로부터 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부실한 금융 부문을 과감히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양측은 부실 규모가 가장 큰 키프로스 2위 은행인 라이키은행에 대해 은행 주주와 은행채권 보유자, 예금보호(10만 유로)를 적용받지 않는 예금자가 완전 책임을 지는 조건 아래 청산하기로 합의했다. 라이키은행에 예치된 10만 유로 이상 예금의 경우 청산에 따른 손실률(헤어컷)이 최대 40%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건전 자산은 1위 은행인 키프로스은행으로 이전된다. 키프로스은행은 공적자금으로 자본 확충이 이뤄질 때까지 예금 보호 한도를 넘는 계좌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하게 되지만, 예금 보호를 적용받는 모든 계좌는 어떤 손실도 없다고 유로존 측은 밝혔다.

키프로스와 유로존이 우여곡절 끝에 합의를 도출했지만 갈 길은 멀다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은행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우려가 지속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중앙은행은 “적용 가능한 기준에 맞춰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아도 은행 청산 이외에 긴축정책,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추진하면 앞으로 최소 5년간은 고통에 허덕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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