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제헌의회 ‘새 헌법 초안’ 승인

이집트 제헌의회 ‘새 헌법 초안’ 승인

입력 2012-11-30 00:00
수정 2012-11-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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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준 거쳐 내달 국민투표…야권 강력 반발

이집트가 ‘현대판 파라오 헌법’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30일 이슬람주의자들이 주축이 된 제헌 의회가 새 헌법 초안을 승인했다.

이집트 제헌 의회는 전날 오후 시작해 17시간에 걸친 투표 끝에 234개 조항으로 구성된 새 헌법 초안을 통과시키고 비준을 위해 초안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에게 넘기기로 했다.

호삼 엘 게리야니 제헌 의회 의장은 “헌법 제정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적당한 시점에 무르시 대통령에게 이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은 비준을 거쳐 내달 중순께 이를 국민투표에 부칠 방침이다.

이날 표결은 제헌 의회 의원 100명 중 기독교계와 자유주의 진영 의원들이 불참하고, 무슬림형제단 회원과 살라피스트 등 이슬람주의자 위주로 86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슬람주의자들이 과반을 차지한 제헌 의회가 새 헌법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표결에까지 부치면서 이를 거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표결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법의 근간으로 한다’는 조항뿐 아니라 ‘이슬람은 국교’, ‘아랍어는 공식 언어’라고 규정한 조항도 통과됐다.

반대로 여성의 권리 보호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조항은 삭제됐다.

이에 대해 이집트 야권과 기독교 세력은 새 헌법이 표현의 자유나 여성의 권리 등 많은 자유를 제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무르시 대통령은 애초 제헌의회 활동 시한을 내년 2월까지 연장했지만 제헌의회가 서둘러 헌법 초안 작성을 마무리, 표결에 부침으로써 논란이 일고 있다.

1주일 넘게 무르시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야권은 무르시 대통령과 제헌 의회가 초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며 비난했다.

일부 민영 신문사들은 새 헌법이 언론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항의하는 뜻에서 오는 4일 신문을 발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영 TV방송사들도 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표현·의견의 자유 수호 위원회’의 압달라 세나위가 전했다.

앞서 이집트 대법원은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 선언문을 폐기할 때까지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 22일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령과 선언문이 최종적인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이집트 야권과 일부 지식인들은 이 선언문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준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각지에서 발생한 무르시 반대 시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8일째 민주화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중심에 수십 동의 텐트를 치고 새 헌법 선언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새 헌법 초안마저 의회를 통과하면서 시위대의 분노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과 자유주의 세력은 불복종 운동을 강화,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다시 열 예정이다.

무슬림형제단도 이튿날인 12월 1일 무르시 지지 집회를 열 계획이자만 무르시 반대 시위대와의 충돌을 우려해 집회 장소는 애초 타흐리르 광장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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