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인권침해의 근원은 성분”

美전문가 “北인권침해의 근원은 성분”

입력 2012-06-07 00:00
수정 2012-06-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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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회계급 시스템’ 분석 보고서 발표

“평양과 북한 북동부 변두리 지역과의 사회적인 거리는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와 같다”

한미연합사의 국제관계 담당관을 지냈던 로버트 콜린스 박사는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열린 미 북한인권위원회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의 계급시스템인 이른바 ‘성분’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콜린스 박사는 “외국 기자들이 북한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각자의 성분을 갖고 있으나 평양에서 만나는 북한 주민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따라서 평양에서는 진정한 북한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성분은 기본적인 의식주는 물론 교육, 취업, 군대 등 사실상 모든 것을 좌우한다”면서 “북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인권침해 사례의 저변에는 성분이라는 기본 개념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콜린스 박사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자신이 인터뷰한 탈북자들의 성분에 따른 인권탄압 사례를 생생하게 소개했다.

부친이 한국전쟁 중에 남한으로 내려갔다는 김종금(가명)이라는 이름의 여성 탈북자는 “김형직사범대학에 진학해 교사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해 학급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으나 결국 꿈을 접었다”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설노동자로 일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또 한 남성 탈북자는 부친이 남한에서 월북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제가 모두 군대에 가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이후에도 지속적인 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사연을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에서는 ‘취직’이나 ‘고용’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대신 ‘배치’라는 말을 사용한다”면서 “직업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정권의 필요에 의해 정해지는 것으로, 이를 결정하는 것도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식량 배급제도’가 채택되고 있지만 지역별로 식량난에 차이가 큰 것도 ‘핵심’ 성분의 주민들이 주로 평양에 거주하는 데 비해 ‘동요’ 혹은 ‘적대’ 성분으로 분류된 주민들은 주로 량강도를 비롯한 외곽에 보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탈북여성은 “나는 량강도에서 태어났고 부모가 남한 출신이라서 결혼하기가 힘들었다”면서 “생계를 위해 평양 남성과 결혼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콜린스 박사는 “전세계는 북한의 실상을 알기 위해 ‘성분’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HCHR) 등 국제기구가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는 미 국무부, 의회, 학계, 민간연구소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 최근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특히 행사장에는 북한 인권실상을 그린 탈북자들의 그림 전시회도 함께 열려 이목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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