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동성결혼 지지” 파문 확산

오바마 “동성결혼 지지” 파문 확산

입력 2012-05-12 00:00
업데이트 2012-05-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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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성 결혼 합법화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동성결혼에 대해 10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찬성을,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독일 정부도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서는 등 파장은 해외로까지 번졌다. 동성애자인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오바마의 입장에 대해 “용기있는 걸음”이라면서 “나는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독일 정부의 이름으로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흑인들 중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 오바마 지지층이 둘로 갈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난해 WP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중 동성결혼 찬성은 42%, 반대는 55%였다. 오바마의 신앙 ‘멘토’인 플로리다의 복음주의 목사 조얼 헌터는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 결혼 지지 발표 직후 내게 전화를 걸어와 양해를 구했지만 나는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신앙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은 이득을 보는 만큼 타격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흑인들은 오바마에게 몰표를 던질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바마는 당초 14일 ‘동성 결혼 찬성’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 6일 방송 인터뷰에서 동성 결혼 찬성 언급을 하며 선수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입장을 표명했다고 CBS방송이 보도했다. 실제 오바마는 이날 ABC방송에 “전당대회 전에 동성 결혼 찬성 입장을 밝히기로 이미 결정했었다.”면서 “바이든이 ‘총성이 울리기 전에 출발하는’ 경솔한 행동을 했지만, 화가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난처한 입장에 처한 바이든은 이에 대해 오바마에게 사과했으며, 오바마는 바이든의 발언에 사심이 없었던 것으로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백악관 소식통은 전했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고교 시절 게이로 추정되는 급우 등을 괴롭혔다는 보도가 이날 나와 롬니가 즉각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WP는 롬니가 미시간주의 명문 사립 ‘크랜브룩 고교’ 3학년 때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존 로버라는 한 학년 아래 학생을 몹시 괴롭힌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롬니는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로버를 꼼짝 못하게 한 뒤 가위로 머리를 싹둑 잘랐다고 당시 괴롭힘에 참가했던 5명의 급우가 밝혔다는 것이다. 롬니는 이 보도에 대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학창시절에 좀 어리석은 짓을 했고 그 때문에 누군가 다치거나 공격을 받았다면 분명하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5-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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