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17일(현지시간) CNN,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09년 초 기업인 잔파올로 타란티니와의 통화에서 “사무실 밖에 11명의 여성들이 (나와 관계를 맺기 위해)줄지어 서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8명밖에는 관계를 갖지 못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여유 시간 때에만 총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165㎝의 ‘단신’인 베를루스코니는 또 타란티니에게 “키가 크지 않으니 키 큰 여성을 (파티에) 데려오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사저에 40명의 여성이 묵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다음에는 누구를 데려올 것인지 묻는 내용도 담겨 있다.
통화기록에 언급된 여성들은 성 상납을 대가로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신인 배우나 기상캐스터, 모델들로 대부분 베를루스코니가 벌인 ‘환락 파티’에 참석했다. 특히 업무차 밀라노를 방문 중 여성 ‘친구’들이 합류할 수 있도록 대통령 전용기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도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화통화 내용이 폭로되자 야당은 즉각 긴급조사를 촉구하는 등 이탈리아 전역이 다시 들끓고 있다. 유럽의 채무 위기 속에서 이탈리아도 국가부도(디폴트)설이 제기되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의 섹스 스캔들이 기름을 부은 격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현재 사기와 권력남용, 미성년자 성매매 등과 관련해 세 가지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앞서 15일 이탈리아 검찰은 타란티니를 매춘부들을 공급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1-09-19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