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 어린애들도 총 들고 다녀”

“트리폴리 어린애들도 총 들고 다녀”

입력 2011-08-24 00:00
업데이트 2011-08-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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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튀니지 국경 주민 증언

”어른은 물론 어린아이들까지 모두가 총을 들고 다닙니다. 트리폴리는 더는 평화롭지 않습니다.”

리비아 트리폴리를 오가며 4년 전부터 가전제품 등을 판매해 온 튀니지인 마스바하 알마띠야르(38)씨는 24일 무아마르 카다피의 거점이었던 트리폴리 시가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알마띠야르씨는 이날 오전 튀니지와 리비아 국경에 가장 가까운 도시 빈 가르데인에서 만난 연합뉴스 기자에게 “트리폴리가 너무 위험하고 일거리가 없어 어제 오후 2시 반쯤 그곳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민주화 시위와 내전 사태가 일어나기 전 일주일에 3~4차례 리비아와 튀니지 국경을 오갔다는 그는 리비아의 악화하는 치안 상황에 진저리가 난 듯 고개를 가로 저으며 두 팔을 휘둘러댔다.

그는 수도 트리폴리의 사정을 묻는 말에 머리를 감싸쥐고 “너무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알마띠야르씨는 이어 “예전에 천국과도 같았던 트리폴리가 지금은 너무 위험하다. 어른은 물론 어린 아이들, 모든 사람이 무장하고 다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리폴리의 무장한 사람들이 정부군인지 반군인지를 묻는 말에는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 중 일부는 카다피 지지자들인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는 또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알 아라비아 등 방송을 통해 트리폴리가 반군에 완전히 장악됐다는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언론에 나오는 내용 모두가 정확하지 않다”며 “트리폴리에는 아직도 카다피의 친위 부대원들이 있다. 총을 들고 다니는 카다피 지지자들도 많이 있었다”고 했다.

알마띠야르씨는 반군이 카다피의 근거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완전히 장악하기 직전에 트리폴리를 떠나왔지만 여전히 시내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튀니지 국경을 통해 트리폴리로 갈 계획이라는 기자의 말에 “국경부터 트리폴리까지 도로 상태는 괜찮은 편”이라면서도 “국경을 지나면 매우 위험하다. 지금은 가지 않는 편이 낫겠지만 꼭 가야 한다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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