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 10년새 90% 늘어 3조弗… 최대 100곳 파산 위험

지방채 10년새 90% 늘어 3조弗… 최대 100곳 파산 위험

입력 2011-01-13 00:00
수정 2011-01-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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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에 위치한 소도시 차우칠라가 이달 초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실업률이 18%에 육박하고 재정적자가 100만 달러나 되는 차우칠라는 시청 개보수 공사를 위해 지방채 590만 달러를 발행했다가 1월분 채무 상환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주정부 관계자는 “차우칠라는 단지 이례적인 경우일 뿐”이라며 진화에 부심했지만 전문가들은 재정위기설이 연례행사가 돼 버린 캘리포니아야말로 ‘제 코가 석자’라고 꼬집었다.

#사례2 :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던 지난 연말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의 주도인 해리스버그는 파산보호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쓰레기 소각로 구입을 위해 2억 8800만 달러의 채무를 지게 된 시 정부는 막대한 운영비로 고전하던 끝에 결국 올해로 예정된 5000만 달러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다며 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 해리스버그는 주법에 따라 지출을 억제하는 대신 주 정부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게 됐다. 기업으로 치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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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홍역을 치른 미국이 이번에는 지방재정 악화라는 ‘잔혹극 2막’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지방채 규모는 2조 9000억 달러나 된다. 10년 사이에 90%나 늘었다. 부채 규모는 갈수록 느는데 경기침체 영향으로 세입은 줄었다. 거기다 방만한 예산집행까지 겹쳤다. 그동안은 지방채를 발행해 재정적자를 메웠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방채 시장이 최근 현금이 고갈된 주와 시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라고 지난 8일 전했다.

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연방정부가 1650억 달러 규모로 내놓았던 연방보조금 성격의 ‘빌드 아메리카 본드 프로그램’이 2010년 말 만료되면서 지방채 시장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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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방정부 재정 악화 불안감 확산

주 정부·지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졌다는 또 다른 징표는 미국 대형 은행들이 지방재정 악화에 따른 지방채 신용부도 스와프(CDS) 수요 급증 전망을 배경으로 CDS 거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채권에 대한 CDS 총거래 잔액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방정부들은 지방채 CDS 거래업무 확대가 채무 불이행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기 거래 확대를 유발해 재정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미국 주 정부 가운데 CDS 프리미엄이 가장 높은 일리노이는 11일 현재 328bp이고 지난해 7월에는 370bp까지 치솟기도 했다.”면서 “이 정도면 최근 재정위기설이 거론되는 스페인 수준이고, 500bp를 넘어서면 사실상 파산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정악화는 미국 전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 앤드 메일은 8일 46개 주 정부가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공공의료보험인 헬스케어 예산을 삭감하면서 일자리 40만개가 사라졌다면서 재정긴축이 광범위한 산업공동화 현상을 일으켜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1% 포인트 감소시킨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 최근 보고서는 주 정부에서 필요한 재정과 집행 가능한 재정 규모 격차가 지난해에만 1710억 달러나 됐고 올해도 16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정부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대응은 긴축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지난 5일 주의회 연두 연설을 하면서 뉴욕 주가 위기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약 100억 달러에 이르는 주 정부 재정적자를 통제하기 위해 강력한 재정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공·사립 대학생들에게 제공해온 희망(HOPE) 장학금 축소 문제를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고등학교에서 평균 3.0 이상 학점으로 주내 공·사립대학에 진학해 평균 3.0 이상의 학점을 유지하는 학생들에게 1인당 최대 6000달러까지 지급하는 장학금의 재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근본 해법 없는 허리띠 졸라 매기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장분석가 가운데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메러디스 휘트니는 지난해 12월 20일 CBS 시사프로 ‘60분’에서 “규모가 큰 지방정부 가운데 최소 50개, 많게는 100개가 채무 불이행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A타임스는 “많은 캘리포니아 지방정부들이 2008년 파산했던 발레호 시처럼 되지 않을까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최근 CNN머니 보도에 따르면 마크 빈터 웰스파코 수석경제학자는 “우리는 지방채 시장이 또 다른 붕괴하는 도미노라고 우려하는 얘기를 곳곳에서 듣는다.”면서도 “나는 그 문제로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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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 프리미엄 CDS는 대출이나 채권 형태로 자금을 조달한 채무자의 신용을 사고팔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CDS 매도자는 채무자가 이자 지급을 못 하거나 채무조정을 진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을 CDS 매입자에게 보상해 주도록 돼 있다. CDS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CDS프리미엄이라고 하며 bp(basis point)라는 단위로 나타낸다. 1bp는 0.01%와 같다. 손해보험에 가입할 때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는 것처럼 채권의 발행 기관이나 국가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수록 CDS프리미엄은 상승한다.
2011-01-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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