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반세기만의 징병제 폐지 ‘눈앞’

독일, 반세기만의 징병제 폐지 ‘눈앞’

입력 2010-09-28 00:00
수정 2010-09-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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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이 2차대전 이후 반세기 이상 유지해온 징병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데 한발 더 다가섰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집권 기민당(CDU)과 기민당의 바이에른주 자매정당인 기사당(CSU) 지도자들은 회의를 하고 징병제 조항을 헌법에는 남겨놓되 실제 운영은 정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 계획에 대해 “당 집행위원회 전원이 합의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국방장관이 추진해온 징병제 폐지 정책의 승리로서,구텐베르크 장관은 군 감축 및 전면 모병제 도입을 포함한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군 구조개편을 추진해왔다.

 이번 합의에 따른 구체적인 병력 감축 규모는 아직 합의를 거쳐야 하나,군은 현재의 약 25만명 중 장관이 밝힌 바 있는 16만3천명보다는 더 많은 숫자가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구텐베르크 장관의 계획이 정치권의 지지를 받은 것은 독일 정부가 재정 긴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 개편을 통해 군사비 수십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인 1956년 군국주의적 과거와 절연하고 문민통제 이념에 충실한 군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징병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것은 독일 내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집권 연정 내부에서도 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재향군인회 회장 출신인 기민당 국방정책 대변인 에른스트-라인하르트 벡은 “독일군 문제가 나오면 독일인들은 항상 민감해진다”며 “독일에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패전이라는 유산이 여전히 생생히 남아 있기 때문에 변화는 매우 느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반대론자들 및 군사 전문가들은 군 개편 계획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및 EU(유럽연합)와 조율되지 않았다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징병제 반대자들과 심지어 찬성자들도 의무복무 기간이 고작 6개월에 그치는 현 시점에서는 징병제 정지 결정이 많은 면에서 실질적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것에 가깝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군 병력이 약 절반으로 감축됨에 따라 현재는 군 복무에 적합한 인원 중 불과 17%만이 징집되고 있다.

 또 갈수록 군보다는 민간봉사 대체복무를 선택하는 인원이 늘고 있어,작년의 경우 9만555명이 의료시설에서 대체복무한 반면 6만8천304명만이 군 복무를 택했다.

 현재 독일군 병력은 직업군인 등 자원병 18만8천여명,의무복무 2만9천여명,의무복무 후 자원으로 연장근무 중인 2만1천여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 집권 연정 내의 이번 합의가 향후 의회의 법제화 과정을 거쳐 실제 징병제 폐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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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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