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완 파워’ 글로벌경제 덮친다

‘차이완 파워’ 글로벌경제 덮친다

입력 2010-07-15 00:00
수정 2010-07-1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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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FA체결이후 전망

“대(大)중화 표준이 미국 표준, 일본 표준, 유럽 표준을 대체할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교육전문기업인 실천가그룹 회장 린웨이셴(林偉賢)은 양안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의 효과 가운데 하나로 대중화 표준의 도래를 전망했다. 중국의 거대 시장과 자본, 타이완의 기술이 접목해 차이완(차이나+타이완) 경제가 세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린 회장은 “양안은 강력하면서도 거대한 시장과 우수한 기술을 융합시켜 새로운 규칙 제정자가 될 수 있다.”면서 “양안 입장에서는 세계로 달려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역사적인 ECFA 체결 이후 차이완 경제의 실질적 위력에 대한 전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국 시장을 놓고 타이완 기업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이다. ECFA의 조기수확프로그램은 오는 8월 타이완 의회가 비준을 끝내면 내년 1월1일부터 정식 발효된다. 2013년부터는 상당수 타이완 제품이 중국시장에 무관세로 쏟아져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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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수출로 메우고 있는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경제체다. 게다가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중국과의 ECFA 체결로 올해 타이완의 GDP는 1.65~1.7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도 5%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지표의 상승만이 전부는 아니다. 금융업, 의료업 등 서비스 분야의 경우 협소한 타이완 시장을 벗어나 광활한 대륙 시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타이완으로서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된 만큼 경쟁력이 떨어지는 낙후산업 등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등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타이완의 스마트폰 업체 HTC를 비롯, 아수스, 에이서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대륙 시장의 전면개방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부풀어있다.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주가도 ECFA 체결 이후 급반등했다.

ECFA 혜택을 이미 시장이 알아챘다는 얘기다. 태양광이나 자동차 부품 등 협소한 내수시장 탓에 성장이 더뎠던 분야도 급속히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실적을 쌓고 세계시장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CFA가 무서운 것은 ‘바이 차이나’가 타이완 업체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른바 ‘잠금 효과’다. 관세상의 혜택 이외에 심정적으로 중국의 생산기업이 타이완 부품에 이끌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경제연구원의 박래정 연구위원은 “일부 업종의 경우, 양안 업체 간 수급거래를 고착시키는 잠금 효과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른바 ‘중화기업’의 총공세가 임박했다는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올해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중화경제권으로 끌어들인 중국은 타이완마저도 품게됨으로써 대중화경제권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피를 나눈 형제인 타이완과는 손을 맞잡고 세계 시장을 두드릴 태세다. 타이완의 글로벌전략협회 쑤룽더(蘇隆德) 이사장은 “ECFA를 통해 양안은 손을 잡고 글로벌 산업권을 파고들 수 있게 됐다.”면서 “글로벌 경제시스템에서 양안의 발언권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ECFA 체결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우려하며 시급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이번에 포함된 조기수확프로그램 품목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 기업들의 중국시장 주력 품목과 겹친다. 중국 정부는 관세 혜택 이외에 경제협력 가속화 등을 통해 타이완 기업에 대한 우대혜택을 지속적으로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의 박한진 부장은 “당장 우리 기업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다른 국가 기업보다는 타이완 기업의 권리에 특별한 신경을 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타이완 기업과의 협력 등 단계적,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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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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