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추리물…프랑스 ‘뵈르트 스캔들’

한편의 추리물…프랑스 ‘뵈르트 스캔들’

입력 2010-07-08 00:00
수정 2010-07-0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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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뵈르트 스캔들’은 극작가 코르네유 류(類)의 긴장감 주는 드라마와 몰리에르의 희극을 버무린 한편의 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재벌가의 돈,화려한 상류층,정치인,세금 문제,가족간 반목,그리고 재벌가 집사의 배신과 폭로 등 연극적인 요소를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스캔들은 처음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돈많은 여성과 그 딸의 재산상속 문제를 둘러싸고 시작됐지만,에릭 뵈르트 노동장관이 사퇴 압력을 받은데 이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연루되면서 프랑스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아침 일일 연속극’이 된 것이다.

 제1막은 다국적 화장품업체 로레알사의 대주주 릴리앙 베탕쿠르(87)와 그의 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메이예가 유명인사들의 인물사진을 주로 찍어온 사진작가 프랑수아-마리 바니에로 인해 틀어지면서 시작된다.바니에는 릴리앙으로부터 10억유로 상당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그러나 딸 프랑수아즈는 바니에가 ‘판단력이 미비한’ 릴리앙에게 접근해 속여서 이런 선물들을 받은 것이라며 민사소송을 제기,세상의 주목을 받게 한다.

 2막에서는 릴리앙 부부의 집사가 릴리앙과 재정자문인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테이프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딸 메이예가 경찰에 넘겨준 이 테이프에는 두 사람이 스위스 은행 계좌와 세금천국 세이셸 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테이프 녹취록에는 베탕쿠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인물들 중 에릭 뵈르트 노동장관이 등장한다.

 3막은 가족간 재산싸움이 정치문제로 비화하는 장면이다.에릭 뵈르트 노동장관의 부인 플로랑스가 160억유로(약 200억달러)에 달하는 베탕쿠르의 재산 운영을 도우면서 탈세를 눈감았다는 의혹이 불거진다.

 4막에서는 릴리앙의 집사가 경찰과 미디어 웹사이트에 폭로한 내용이 주요 관심사가 된다.릴리앙이 2007년 대선 당시 15만유로를 현찰로 인출해 뵈르트를 통해 사르코지 후보 진영에 전달했다는 것인데,전달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그런 계획을 들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릴리앙의 집사는 몰리에르의 희극에서처럼 베탕쿠르 가문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듣는 귀가 점점 약해져 손님이 오면 큰 소리로 말하기 때문에 집안 사람들이 멀리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물론 사르코지 대통령과 뵈르트 장관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마지막 5장은 아직 대본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공연에 올릴 수 있는 장면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여름 바캉스가 시작되고 의회가 휴지기에 들어가는 오는 14일 프랑스혁명기념일에는 이 연극이 막을 내리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너무 많아 쉽사리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스 사법당국은 7일 2007년 대선 당시 사르코지 후보 진영의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파리 근교 낭테르 지방법원은 수사진에게 릴리앙의 집사가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에 대해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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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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