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미특파원의 워싱턴 저널] 오바마식 TV토론정치, 한국서도 통할까

[김균미특파원의 워싱턴 저널] 오바마식 TV토론정치, 한국서도 통할까

입력 2010-02-27 00:00
수정 2010-02-27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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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25일(현지시간) 7시간짜리 ‘정치 드라마’ 한 편이 전역으로 생중계됐다.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부통령, 하원의장, 민주·공화 의회 지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정책 토론회로 드라마 못지않게 흥미진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1년 넘게 끌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여야 대표 정치인들의 생방송 토론회장이었다. 백악관 건너편에 위치한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대통령이 사회를 맡고 부통령과 보건장관 등이 ‘발제’를 하고 민주·공화 대표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장면은 신선했다.

물론 미 상·하원에서 벌어지는 양당 간의 격론은 지금도 의회 전문방송인 C스팬을 통해 TV로 생중계되지만, 대통령이 주재하는 7시간짜리 토론회를,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은 전례가 없다. 굳이 따진다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취임 전 주재한 경제포럼 정도가 가장 비슷했다고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공화당이 이견을 좁히고 대타협을 도출한 것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양당간의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당적 합의안 도출 노력은 공화당의 건강보험개혁법안 백지화와 원점 재검토 주장에 막혀 절충에 사실상 실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토론회가 끝난 뒤 수주 동안 공화당과의 절충 노력이 실패하면 민주당 독자법안 추진 입장을 밝혔다. 결국 독자법안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유권자들을 의식한 정치쇼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막말과 고성은 삼가고 대통령과 상대에 대한 예의는 갖춰 가면서 비록 평행선이지만 자기 주장을 펴는 미국 정치인들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부러웠다. 좋다는 미국의 제도는 순식간에 가져다 쓰는 한국 정치판에 오바마식 TV토론 정치는 언제쯤 도입될지, 도입된다면 통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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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im@seoul.co.kr
2010-02-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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