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탈레반 스와트밸리 혈전

파키스탄·탈레반 스와트밸리 혈전

입력 2009-05-09 00:00
수정 2009-05-09 00: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파키스탄 정부가 북서부 스와트밸리 지역의 탈레반 반군을 궤멸시키겠다고 나섰다. 탈레반도 “파키스탄과의 대화는 없다.”고 선언하고 나서 양자간의 대결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8일(현지시간) 반군 140여명이 사살되는 등 스와트밸리는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전투로 붉게 물들었다. 지난 2월 양자가 합의했던 평화협정도 이미 효력을 잃었다.

파키스탄 지도부의 잇단 강경발언은 탈레반 척결에 ‘국운’을 걸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텔레비전 연설에서 정부군에 탈레반 반군을 궤멸시키라고 명령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길라니 총리는 “조국의 평화와 안전을 붕괴하려는 반군의 공격이 극에 이르렀다.”면서 “조국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병력이 반군 소탕에 나섰다.”고 말했다. 앞선 미국 방문에서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도 미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와트 지역이 정상화될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르다리 대통령은 “이것은 파키스탄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의 문제”라며 의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파키스탄 정부군의 공세에 직면한 탈레반도 정부와의 대화를 포기하고 전면전에 나선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현지 일간 더 뉴스가 8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 스와트 지부는 정부와 더 이상 대화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TTP 최고지도자인 바이툴라 메수드가 정부군에 맞서 싸우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슬림 칸 탈레반 대변인도 “정부가 공격한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 작전과 별도로 이뤄지던 대화 채널도 중단됐다. 북서변경주 정부 대변인인 아와미국민당(ANP) 자히드 칸 상원의원은 “지금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무장세력이 무기를 내려놓을 때까지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지상전을 회피하는 파키스탄군의 전술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무차별적으로 폭탄을 투하하는 식의 공중전이 오히려 민간인의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피란민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정말 탈레반을 진압하기를 원한다면 왜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09-05-09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