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요르단을 방문한 교황은 15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차례로 방문한다. 2005년 부임 이후 첫 중동 순방인 만큼 가톨릭과 이슬람의 화해에 이스라엘과 중동의 평화 정착 메시지까지 아울러야 하는 등 임무가 만만찮다. 그러나 바티칸 측은 이번 방문에 대해 ‘교황의 개인적 성지순례’라는 점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8일 보도했다. 이유는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순방길이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스라엘과 중동 모두에 과거의 빚(?)이 있다.
먼저 그는 어린 시절 히틀러 유겐트 단원(나치스 독일의 청소년 조직)을 지낸 이력이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바티칸 성당의 정의와 평화 장관이 “가자지구가 ‘(나치의) 강제 수용소’를 방불케 한다.”고 비판해 이스라엘인들의 반발을 샀다. 2차 대전 당시 히틀러가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고통의 역사를 겨냥한 비난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황은 이번 순방에서 이스라엘 당국의 입장을 고려해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이 모여 사는 북부 사크닌시 시장과 만나는 일정을 없앴다. 베들레헴 난민촌에서 집도할 예정이었던 미사도 취소했다.
중동에서도 교황에 대한 심기는 편치 않다. 방문 전날인 7일부터 요르단 이슬람 지도자들은 그의 방문을 비난하고 나섰다. 방문 첫날인 8일, “종교 자유는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이며 이슬람을 깊이 존중한다.”고 강조한 교황의 메시지가 이슬람인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받는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