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저녁(현지시간) 런던 슬로얀 광장에 있는 카도건 홀 무대에선 한 피아니스트의 뜻깊은 콘서트가 열렸다.주인공은 데이비드 패리가 지휘하는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닉 반 블로스(41).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무엇보다 이 공연이 각별했던 것은 블로스가 다른 이의 귀에 피아노 선율을 들려준 것이 무려 15년 만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블로스가 26세 때인 1994년에 건반을 두드리는 걸 그만 두고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떠나 혼자 오두막에 칩거해왔다고 전했다.어쩌다 문 앞에 음식을 가져다주는 나이든 이웃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는 귀머거리였다.신문은 블로스가 ‘내면으로의 망명’를 마침내 끝냈다고 썼다.
블로스는 보통 사람에게 낯설게 여겨지는 ‘뚜레 증후군’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영화 ‘샤인’의 실제 주인공인 호주 출신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이 앓았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도 이 질환을 갖고 있었다면 쉽게 증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흔한 증세는 눈 깜박임.그는 하루에 무려 4만 번이나 눈을 깜박였던 시절이 있었다.또 얌전히 앉아 있거나 대화 도중에 갑자기 “뻑뻑” 등의 괴상한 소리를 지르곤 했다.미국 드라마 ‘보스턴 리갈’에 대인기피 증후군의 일종으로 긴장하면 갑작스레 괴성을 지르는 장애를 갖고 있는 변호사가 나오는데 전형적인 이 증후군 장애 유형이다.
영국 BBC가 지난해 제작한 ‘심리학-미쳤지만 복받은(Mad but glad)’ 다큐멘터리에 블로스가 집중 소개됐는데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5회로 나눠 게시돼 있어 아래 링크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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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괴이쩍은 행동 탓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던 블로스는 일곱 살 때 우연히 정원에서 피아노 건반을 만지작거리게 됐고 열 살때부터 본격적으로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당시에는 뚜레 증후군인지 몰랐지만 블로스는 “근육 하나하나를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마치 내 몸 안의 낯선 어떤 것들이 나를 자꾸 떠미는 것 같았는데 피아노 의자에 앉으면 음악을 정말 즐길 수 있었어요.그 모든 것(낯선 것)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었던 거지요.”라고 말했다.
”연주하기 전 몇 초 동안 전,멋진 말,’정상’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었거든요.”
수년 동안 이 증상과 싸워가면서 그는 로열 칼리지 오브 뮤직에 입학했다.빛나는 재능을 뽐내던 형이 마약 중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의 시련을 견뎌내며 전문 연주자 수업을 받아 어느 정도 그 꿈에 다가선 듯했다.
그러나 20대 중반에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 콩쿠르에 참여했던 그는 도저히 손가락 마디마디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음을 확인하고 낙담,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관중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더군요.전 속으로 ‘그래 당신들이 이겼어.난 실패야.’라고 생각했어요.”
15년이란 간단치 않은 세월,그는 오두막에서 오직 피아노 건반하고만 씨름했고 이제 청중 앞에 설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그래서 이날의 무대가 마련된 것.
그는 무대에 서기 전 자신 안의 악령을 묻어버리고 싶다고 했다.”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고 싶어요.뚜레 증후군은 한때 적이었지만 오늘날의 나를 음악인으로 만든 힘이기도 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게 됐어요.저주받은 동시에 축복받은 거지요.”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블로스가 26세 때인 1994년에 건반을 두드리는 걸 그만 두고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떠나 혼자 오두막에 칩거해왔다고 전했다.어쩌다 문 앞에 음식을 가져다주는 나이든 이웃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는 귀머거리였다.신문은 블로스가 ‘내면으로의 망명’를 마침내 끝냈다고 썼다.
블로스는 보통 사람에게 낯설게 여겨지는 ‘뚜레 증후군’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영화 ‘샤인’의 실제 주인공인 호주 출신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이 앓았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도 이 질환을 갖고 있었다면 쉽게 증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흔한 증세는 눈 깜박임.그는 하루에 무려 4만 번이나 눈을 깜박였던 시절이 있었다.또 얌전히 앉아 있거나 대화 도중에 갑자기 “뻑뻑” 등의 괴상한 소리를 지르곤 했다.미국 드라마 ‘보스턴 리갈’에 대인기피 증후군의 일종으로 긴장하면 갑작스레 괴성을 지르는 장애를 갖고 있는 변호사가 나오는데 전형적인 이 증후군 장애 유형이다.
영국 BBC가 지난해 제작한 ‘심리학-미쳤지만 복받은(Mad but glad)’ 다큐멘터리에 블로스가 집중 소개됐는데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5회로 나눠 게시돼 있어 아래 링크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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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괴이쩍은 행동 탓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던 블로스는 일곱 살 때 우연히 정원에서 피아노 건반을 만지작거리게 됐고 열 살때부터 본격적으로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당시에는 뚜레 증후군인지 몰랐지만 블로스는 “근육 하나하나를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마치 내 몸 안의 낯선 어떤 것들이 나를 자꾸 떠미는 것 같았는데 피아노 의자에 앉으면 음악을 정말 즐길 수 있었어요.그 모든 것(낯선 것)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었던 거지요.”라고 말했다.
”연주하기 전 몇 초 동안 전,멋진 말,’정상’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었거든요.”
수년 동안 이 증상과 싸워가면서 그는 로열 칼리지 오브 뮤직에 입학했다.빛나는 재능을 뽐내던 형이 마약 중독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의 시련을 견뎌내며 전문 연주자 수업을 받아 어느 정도 그 꿈에 다가선 듯했다.
그러나 20대 중반에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 콩쿠르에 참여했던 그는 도저히 손가락 마디마디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음을 확인하고 낙담,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관중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더군요.전 속으로 ‘그래 당신들이 이겼어.난 실패야.’라고 생각했어요.”
15년이란 간단치 않은 세월,그는 오두막에서 오직 피아노 건반하고만 씨름했고 이제 청중 앞에 설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그래서 이날의 무대가 마련된 것.
그는 무대에 서기 전 자신 안의 악령을 묻어버리고 싶다고 했다.”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고 싶어요.뚜레 증후군은 한때 적이었지만 오늘날의 나를 음악인으로 만든 힘이기도 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게 됐어요.저주받은 동시에 축복받은 거지요.”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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