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아세안 FTA 체결… 19억 경제 공동체 탄생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이 잰걸음으로 ‘중화경제권’을 확대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을 끌어들이고, 위안화 국제화의 첫발도 내디뎠다.
2003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중·아세안 FTA가 마무리돼 내년부터는 19억 인구를 갖춘 초대형 경제공동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실제 내년부터 중국과 아세안 간에는 교역 상품의 93%가 관세 없이 국경을 넘나들게 된다. 지난해말 현재 중국과 아세안 간 교역액은 연간 2300억달러(약 304조원) 규모로 중국 무역 총액의 9% 정도이다. 더욱이 교역액은 최근 들어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난닝(南寧)과 베트남 하노이간에는 올초부터 직행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윈난(雲南)성 쿤밍(昆明)과 하노이를 연결하는 철도도 서둘러 부설되고 있다. 모두 아세안과의 FTA를 염두에 둔 포석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는 상하이와 광둥(廣東)성의 광저우(廣州), 선전, 주하이(珠海), 둥관(東莞) 등 5개 도시를 위안화 무역결제의 시범도시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도시들에서의 무역거래 때 자국 화폐인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등이 주장해온 ‘위안화 기축통화 만들기’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기와 규모, 대상국가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아세안과의 교역이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태국 등에서는 이미 위안화가 통용되고 있고, 동남아시아의 무역업체들은 중국측 파트너들에게 위안화로 결제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와는 각각 1100억위안과 800억위안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중국 정부도 아세안과의 위안화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위안화 결제 시범도시 선정은 기축통화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스크를 줄이면서 아세안과의 거래나 기존의 중화경제권인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과의 거래를 위안화 국제화의 ‘스타트라인’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stinger@seoul.co.kr
2009-04-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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