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측하고 거대… 미국식 팽창주의 노골화
미국 대사관 건물을 보면 미 외교 전략이 보인다?
신축 대사관에 쏟아지는 비판은 디자인이 흉물스럽고, 너무 거대하며, 미국식 팽창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지적 등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인근에 개관하는 대사관은 독일 건축평론가들로부터 진부하고, 기괴한 건물이라는 악평을 듣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의 대사관은 규모와 비용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그린존 안에 총 21개의 건물이 들어서며, 연간 운영비만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판자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취할 장기적인 이득을 암시하는 상징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릭픽 개막일에 맞춰 8월8일 문을 여는 주중 대사관도 엄청난 크기로 찬반 양론에 휩싸여 있다.
사실 미 대사관의 수난 역사는 뿌리가 깊다.1956년 처음으로 외부 디자인 공모제로 지어진 런던 대사관의 경우 건물 입구에 장식된 황금 독수리상이 ‘외국인 혐오’와 ‘친미주의’를 상징한다며 비난받았다. 미 대사관은 반미주의자의 주 공격 대상이다. 때문에 보안과 외부인 통제는 건축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중요시되고 있다. 특히 1998년 동아프리카지역에서 일련의 미 대사관 폭탄 테러 이후 국무부는 성벽으로 둘러쳐진 고립된 복합건물을 공식 디자인으로 규격화하기도 했다.
뉴스위크는 현재 새롭게 지어지는 대사관은 이같은 전례에서 벗어나 주재국의 전통, 상징성과 연계된 건축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으나 이런 변화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베를린의 대사관은 주변 고건축물과의 조화를 고려해 건물 색깔, 건축 자재 등을 신중히 선택했지만 비판자들은 단점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07-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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