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자유무역시대의 종언?

美 주도 자유무역시대의 종언?

이순녀 기자
입력 2008-06-16 00:00
수정 200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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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시대가 저물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60년간 세계 경제의 기본적인 운영의 틀이 돼 온 자유무역주의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 안보와 식품안전성 우려, 일자리 감소, 환경문제 같은 복합적 불안 요소가 지구촌에 퍼지면서 자유무역주의의 입지가 자꾸 좁아지는 탓이다. 반면 보호무역 주장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자유무역시대의 쇠퇴를 보여주는 징조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하에서 농수산 및 서비스업의 점진적 개방을 약속한 ‘도하 라운드(DDA)’는 2001년 협상 시작 이래 7년째 표류하고 있다.1948년 출범한 GATT체제에서 선진국이 평균 40%에 달하던 관세를 4%까지 낮춘 자유무역 전성기때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전미제조업자협회의 더그 구디 무역담당관은 “도하 라운드는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도하 라운드가 늪에 빠진 것은 농업 보조금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립이 결정적이다. 미국은 EU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2890억달러의 농업 보조금 지급 법안을 통과시켰다.EU무역협상단은 “미국에서 보호무역주의 정서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 자유무역주의의 틀을 만들고 이끌어온 미국은 지난해 민주당의 의회 장악 이후 자유무역을 견제하는 태도다.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체결 승인 보류도 사례중 하나다. 루이스 기예모 플라타 콜롬비아 무역장관은 “의회 결정은 미국의 무역정책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 농부들 역시 이 협정이 자국 농업을 보호할 수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도 이같은 맥락으로 분석했다. 통신은 한·미 FTA와 연계된 쇠고기 협상이 국민 분노를 불러일으켜 이명박 정부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조치는 자동차나 반도체 등의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지난 1년간 평균 60%나 오른 곡물가 상승 기류도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세계 2위 쌀·밀 생산국인 인도를 비롯해 이집트와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곡물의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자유무역주의의 퇴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지난 12일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어느 국가든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세력에게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타인 소장도 “자유무역의 토대를 회복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트머스대의 더그 어윈 교수는 “자유무역은 언제나 공격 대상이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보호주의 움직임이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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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06-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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