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뒤 폭력사태 격화 걱정”

“내가 죽은 뒤 폭력사태 격화 걱정”

이지운 기자
입력 2008-03-22 00:00
수정 2008-03-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티베트(시짱)와 주변 지역에서의 시위 사태를 조기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병력을 대거 증강하고 있지만 시위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죽은 뒤 티베트에서 폭력사태가 격화될까 걱정스럽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내 시위 확산, 쓰촨서 1000명 체포

차이잠 타이완 주재 티베트 망명정부 사무소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인민해방군 정예부대를 라싸에 투입했다.”고 말했다고 21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영국 BBC는 “400대의 차량이 서부 산악지대를 거쳐 티베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날 티베트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독일인 기자 2명을 강제로 추방했다. 또 시위 주동자 19명을 현상수배했다. 이들의 이름과 시위에 가담한 증거사진을 인터넷포털 시나닷컴 등에 공개하고 제보전용 전화라인을 개설해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이 전했다.

망명정부는 쓰촨(四川)성에서 시위가 확산되면서 시위대 3∼5명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1000여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도 “이 지역 티베트인 밀집지역에서 시위대에 발포했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시위대에 대한 총격 사실을 인정하기는 처음이다.

달라이 라마,“살아 있는 한 中과 화해 시도”

티베트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망명정부는 중국 정부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잇달아 요청했다. 삼동 린포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대화만이 우리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가 대화를 제안했으니 이제 선택은 그들에게 달렸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중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유혈사태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달라이 라마는 20일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내가 죽은 뒤 티베트에서 폭력사태가 더 심해질까 우려된다.”면서 “죽기 전까지 티베트와 중국이 화해를 이루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나를 의심하더라도 난 그들에게 신뢰를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독립을 포기하고 폭력행위를 중단하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탈을 쓰고 중국 분열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정치 망명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대화 분위기가 당분간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j@seoul.co.kr

2008-03-22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