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텐슈타인發 탈세 스캔들 세계 ‘들썩’

리히텐슈타인發 탈세 스캔들 세계 ‘들썩’

이순녀 기자
입력 2008-02-27 00:00
수정 2008-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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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 은행의 비밀계좌를 활용한 탈세 스캔들 조사가 독일을 넘어, 유럽 전역과 미국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최대 은행인 리히텐슈타인엘게테(LGT)의 고객정보를 입수해 탈세수사를 벌이고 있는 독일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이 정보를 다른 나라에 대가없이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600명의 독일인을 포함해 총 1400명의 고객 정보를 확보해 2주 전부터 대대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

핀란드·스웨덴 등 `獨 제안´에 관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이같은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당국은 고객 명단에 자국 납세자가 포함돼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독일 당국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일 당국에 비밀계좌 정보를 제공한 전직 LGT은행 직원이 미국 당국에도 돈을 받고 이를 넘겨주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에 개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칼 레빈 미 상원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부자들이 리히텐슈타인 은행을 이용해 탈세한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英 “정보 토대로 1억파운드 세금 환수”

영국도 리히텐슈타인 은행의 비밀계좌정보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당국이 리히텐슈타인 금융계 내부 정부제공자에게 13만유로를 주고 100명에 달하는 영국인 고객 명단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브 하트넷 영국 국세청 사무국장은 “정보를 통해 1억 파운드의 세금을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알프스 산악지역의 소국으로 조세회피지로 유명하다. 리히텐슈타인의 은행들은 철저한 비밀유지 정책을 내세워 세계 각국 부호들의 돈을 끌어들여 왔다.

조세 회피 단속 전세계로 확산

독일 당국은 지난 수년간 리히텐슈타인 은행의 비밀계좌 정보를 빼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독일 언론은 리히텐슈타인의 비밀계좌를 이용한 조세포탈액이 최소 3억유로에서 최대 40억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당국은 조세회피지에 대한 단속을 리히텐슈타인뿐만 아니라 스위스,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등 유럽 전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번 탈세 수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리히텐슈타인내 독일 고객의 탈세에 대한 철저한 수사 지시를 계기로 확산됐다. 최근 유럽연합(EU)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금융 투명성 강화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 배경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05년 리히텐슈타인과 모나코, 안도라 등 3개 국가를 금융 개혁에 비협조적인 조세 피난처로 발표하는 등 압박해오고 있다.

독일 정부의 수사 초기에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던 리히텐슈타인도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리히텐슈타인의 실질적 통치자 알로이스 필립 마리아 왕세자는 최근 “법과 제도를 국제 기준에 맞게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탈세 수사는 모나코와 안도라에도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02-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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