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서 시위 희생자들 비밀리에 화장”

“미얀마 군부서 시위 희생자들 비밀리에 화장”

이재연 기자
입력 2007-10-08 00:00
수정 2007-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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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의 희생자들이 비밀리에 화장돼 희생자 처리 방식까지 ‘제2의 톈안먼 사태’를 연상케 하고 있다고 일부 외신이 전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은 7일(이하 현지시간) 보안군이 옛 수도 양곤 북동쪽의 시 화장터에서 유혈진압 희생자들의 시신을 비밀리에 화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밤이면 (사망자들을) 천으로 덮은 녹색 트럭들이 속속 화장터로 들어간다. 이어 가마 굴뚝에선 연기가 계속 피어오른다.”고 증언했다.

무장군인들이 일반인들의 화장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일주일째 목격됐다. 시민들 사이에선 일부 중상자들이 산 채로 화장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달 28일 보안군이 평화시위대에 발포하며 무력진압에 나선 뒤 하루 뒤부터 화장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간헐적으로 계속된 화장은 지난 주말까지 이어졌다. 타임스는 미얀마의 모습이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때 베이징 바바오산 화장터에서 신원미상의 시신들이 불태워진 것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한 외국인 의사는 “군부가 각 병원에 시위 부상자에게 어떤 치료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미얀마인 의사로부터 들었다.”면서 “보안군에 잡혀 두들겨 맞거나 부상입은 채 감금된 사람들은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혈진압이 중단된 이후 미얀마 시가지의 낮은 평온한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외 승려들은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새로운 시위 계획을 밝히는 반면 보안군은 시위가담자를 색출하는 등 여전히 긴장감은 흐르고 있다.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밤이면 체포자들을 실은 트럭 행렬이 덜컹대며 지나가는 걸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국제적십자사가 억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입국하겠다는 요청도 거절했다. 군정측은 2093명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승려 최소 1000명, 시민 3000명 이상이 억류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주 미얀마를 방문한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특사는 5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탄압이 심각한 국제적인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군정당국에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는 또 6일에는 일정을 앞당겨 11월중순 이전 미얀마를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2007-10-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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