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호황속 깊어지는 ‘마음의 병’

[박홍기특파원 도쿄 이야기] 호황속 깊어지는 ‘마음의 병’

입력 2007-05-18 00:00
수정 2007-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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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지난해 장시간 노동과 격무 스트레스 탓에 자살한 근로자가 무려 66명으로 집계됐다. 격무에 따른 우울증 등 정신장애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근로자도 205명이나 됐다. 업무에 따른 자살도, 산업재해도 모두 60%씩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잃어버린 10년’ 뒤 화려하게 부활한 경기 호황의 뒤편에서 ‘마음의 병’을 앓는 일본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노동후생성의 통계다.

통계에 따르면 정신장애로 피해보상보험이 인정된 근로자의 경우 우울증 관련이 106명, 신경증세나 스트레스 등의 장애가 99명이다. 직종별로는 시스템 엔지니어나 의료종사자 등의 전문 기술직이 60명으로 가장 많다. 사무직은 34명이다.

연령별로는 업무 부담이 가장 집중되는 30대가 전년의 39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3명이다. 전체의 40%를 차지했다.20대는 38명이다.

젊은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업무가 몰리는 상황에서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립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 같다.30대는 일본에서 ‘수난의 세대’로 불린다.1990년대 거품 붕괴 과정에서 대학을 졸업, 최악의 취업 빙하기를 겪은 세대인 까닭에서다. 게다가 종신고용·연공서열이라는 전통의 고용방식에서 성과주의·계약제 등 급격한 노동환경의 변화를 몸소 체득해 가는 ‘과도기’의 세대이기도 하다.

최근 한 신문의 조사에서 30대들의 82%는 ‘당장 일에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밝혔을 정도이다.

정신장애의 피해보상보험 청구건수도 계속 증가, 전년보다 24.8%나 증가한 819건이다.

과로에 따른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등에서 피해보상보험의 혜택을 받는 근로자도 전년에 비해 7.6%나 늘어난 355명이다.2년 연속 증가 추세다. 과로사는 10명이 감소했지만 147명이나 됐다. 과로에 따른 피해보상보험의 청구 건수도 7.9%나 증가한 938건이다. 뇌질환은 225명, 심장질환은 130명이다. 전체의 90%에 해당하는 323명이 ‘장기간 과중한 업무’로 인정받았다. 뇌·심장 질환을 앓는 근로자 중 1개월 평균 80∼100시간인 근로자는 116명,100시간 초과∼120시간 미만 근로자는 101명이었다. 혹사 수준인 160시간 이상 일을 한 근로자도 26명이나 됐다.

일본 노동변호인단측은 “근로시간의 단축이나 안정고용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명 경기 호황기에 드리워진 암울한 그림자이다.

hkpark@seoul.co.kr

2007-05-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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