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타이완은 1949년 내전 이후 국제무대를 대상으로 ‘외교관계 뺏고 지키기’ 전쟁을 하고 있다. 특히 남태평양 국가들이 어족자원과 광물, 목재 등 천연자원도 풍부해 싸움은 극렬하다. 이 지역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경쟁적으로 벌이는 현금·물량 공세, 이른바 ‘수표 외교’는 가뜩이나 미성숙한 이 지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부패와 부정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실시된 솔로몬제도 총리 선거도 한 예다. 선거 직후 야당은 화교기업과 타이완 정부가 뇌물로 전·현직 의원들을 매수해 스나이더 리니 총리를 당선시켰다고 폭로, 결국 사퇴하게 만들었다.
중국과 타이완에 대한 충성 라인이 바뀌기도 한다. 타이완을 지지해온 키리바시의 경우 중국쪽에서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돈의 힘’에 굴복, 타이완에 등을 돌리고 있다. 막강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는 중국에 대한 눈초리는 더 따갑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인권문제 등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남남협력’이란 이름으로 독재 정권에 무상·유상 원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묻지마’ 지원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타이완의 입장에서 이 지역은 외교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다. 중국의 견제로 현재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24국에 불과하다. 그 중 남태평양 국가들이 6개나 포함된다.
두 나라의 각축전이 심화되자, 이 지역의 맹주 역할을 하는 호주와 뉴질랜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최근 “우리는 태평양 지역에 ‘수표 외교’가 진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타이완을 향해 경고를 던졌다. 로위 외교정책연구소의 말콤 쿡 박사는 “버려진 희망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