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 정권이 인권유린을 위해 나라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외부 세계의 지원을 차단한 채 야당 지도자를 탄압하는 ‘쇄국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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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제재를 단행 중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무가베(83)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단절한 채 ‘유혈탄압’에 열중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퇴임 입장을 번복하고 내년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무가베는 1980년 이후 27년째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짐바브웨 정부가 야당 지도자들의 출국을 막고 폭행·감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BBC방송은 정부가 야당 지도자 4명을 출국 금지시켰다고 전했다.
17일 공항 출국 과정에서 폭행당한 민주변화운동(MDC) 대변인은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의원인 넬슨 차미사 MDC 대변인은 항공기 승무원 복장을 한 괴한들이 휘두른 쇠파이프로 폭행을 당했다.
그는 당시 아프리카·카리브·태평양지역 77개국그룹(ACP)과 EU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 있었다. 차미사 대변인은 두개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또 MDC 계파 지도자인 아더 무탐바라도 폭력 선동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유혈 폭행의 배후에는 무가베의 비밀경찰(CIO) 조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2년 대선 후보인 모간 창기라이 MDC 총재가 지난 11일 폭행을 당한 데 이어 여성 지도자인 그레이스 크윈제, 세카이 홀란드도 심각한 부상을 당한 채 병원에 연금됐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머물고 있는 MDC 텐다이 비티 사무총장은 “무가베가 야당 인사들의 국제사회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출국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밀경찰은 지난주 말 수도 하라레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했다가 경찰 총격으로 숨진 야당 활동가 기프트 탄다레의 시신도 탈취했다. 탄다레의 장례식이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탄다라 가족의 변호사 오코 사키는 “시신을 가족에게 돌려주라는 법원 판결마저 경찰이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 사회의 비난에 대해 무가베 대통령은 “영국과 미국 등 식민주의 세력의 사주를 받은 인사들이 정부를 전복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시카니소 은들로부 공보장관도 BBC와 가진 회견에서 “야당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정치적 독재뿐 아니라 지난달 1730%라는 경이적인 인플레이션율까지 기록한 짐바브웨는 농지개혁 실패,80%에 이르는 실업률 등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창기라이 총재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지만 머지않아 무가베 정권의 종말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7-03-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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