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오바마, 흑인 인권운동 성지서 격돌

힐러리-오바마, 흑인 인권운동 성지서 격돌

입력 2007-03-06 00:00
수정 2007-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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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검은 표심을 장악하나.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맞붙은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주)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주)이 4일(현지시간) 흑인 민권 운동의 성지인 미 앨라배마주 셀마시에 동시 출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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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는 42년 전인 1965년 3월 첫째 일요일 백인 경찰이 흑인 민권 운동가들의 행진을 폭력으로 진압한 곳.‘피의 일요일’로 불린 이 사건으로 민권 운동은 질적변환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클린턴 의원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의 지원전에 공식 데뷔, 관심을 끌었다. 흑인들로부터 인기가 좋아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란 평가까지 얻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 시동은 최근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이 클린턴 의원에서 오바마로 급속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 공동 조사에 따르면 1월 초 민주당 성향의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힐러리·오바마가 각각 60대20으로 큰 차가 있었으나, 지난달 28일 조사에서는 43대33으로 좁혀졌다. 흑인들의 오바마에 대한 호감도도 54%에서 70%로 급상승했다. 오바마가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이후 변화다.

오바마 의원은 ‘피의 일요일’행진이 시작된 브라운 예배당에서 35분여 연설을 했다. 그는 “흑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미국민들과 미국정신을 위해서 싸웠던 거인들의 어깨위에 우리가 서 있다.”고 호소했다. 클린턴 의원도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투표권법과 셀마에서의 민권 행진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대통령 선거 운동은 물론 오바마 의원이나 미국 최초의 라틴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선거 운동도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날 의욕 과잉으로 과장된 연설을 해 언론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오바마 의원은 “셀마 사건이후 나의 백인 어머니와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고 했다. 셀마사건은 1965년이고 오바마가 태어난 것은 1961년이다. 연설이 끝난 뒤 그는 “전반적인 민권운동을 언급한 것이다.”고 수정했다.

클린턴 의원 역시 연설에서 “10대이던 1963년 시카고 교회의 청년부담당 목사와 마르틴 루터킹 목사의 연설을 들으러 갔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그녀의 자서전에 묘사된 상황과는 배치된다. 그녀는 1964년 공화당의 대선후보였던 배리 골드워터의 지지자로 ‘골드워터 소녀’로 불렸다고 기술했으며 더구나 골드워터는 1964년 시민권익법에 반대했다.



이날 행사는 두 유력 민주당 후보와 전직 대통령을 보러온 시민들로 넘쳐났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 주변에 모여든 인파로 행사가 지연되기도 했는데, 클린턴 대통령을 껴안은 사람들 중에는 오바마 지지 재킷을 입은 사람도 있어 흑인표심의 복잡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오바마 의원 등 참석자들은 42년 전 셀마에서 몽고메리로 가는 행진을 이끌었던 조지프 로워리 목사 등과 함께 손에 손을 걸고 행진을 재연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2007-03-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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